"열 나는데 숨기면 형사처벌".. 강원도 '코로나 검사 의무화', 전국 확대되나

심민관 기자 2021. 4. 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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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열제나 감기약을 처방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하기로 결정했다.

강원도는 지난 1일부터 발열, 기침, 근육통 등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효과만 제대로 검증된다면 '코로나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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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열제나 감기약을 처방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을 전과자로 만드는 과도한 행정명령"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코로나 확산세를 꺾기 위해 전국적으로 도입이 필요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조선일보DB

강원도는 지난 1일부터 발열, 기침, 근육통 등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같은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거나 약국에서 약을 조제받은 사람, 해열제나 감기약을 구매한 사람 모두 48시간 안에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에는 형사처벌에 해당하는 벌금형(200만원 이하)을 받아야 한다. 벌금형을 받아도 전과기록이 남는다.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은 시민을 대상으로 형사처벌에 나선 곳은 전국 23개 지자체 가운데 강원도가 처음이다. 지난 1년간 지자체들이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독려하는 정책은 펼쳤지만,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하겠다고 나선 곳은 없었다.

이 때문에 이같은 행정명령을 두고 "다른 지역은 괜찮은데 왜 우리 지역 주민들만 전과자로 만드는 것이냐"라며 과도한 조치라는 반응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강원도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48)씨는 "단순히 몸살이나 감기에 걸려 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식당 일이 바빠서 코로나 검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형사처벌은 좀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법률전문가들도 기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코로나 확산 방지라는 공익을 위해 이를 위반 시 행정벌까지는 수긍할 수 있겠지만,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해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법률(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이 직접 지자체 단체장에게 이러한 권한을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강원도가 발동한 행정명령은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해당법률과 단체장의 행정명령이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을 통해 위헌 여부를 다툴 수는 있다. 헌법재판은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는 데다 판결 전까지는 현행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어 행정명령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

지난 8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까지는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통해 5인 이상 사적인 모임을 금지하거나,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의 방역정책이 중심을 이뤘다. 확진자 조기발견을 통한 확산방지 또한 방역을 위한 필수 조치인 만큼 향후 방역정책이 이러한 쪽으로 엄격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점 때문에 효과만 제대로 검증된다면 ‘코로나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강원도가 코로나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을 발동한 지 일주일 만에 220명을 검사, 3명의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서다.

보건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임시선별진료소를 전국적으로 설치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만 의존하고 있어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만약 강원도보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한 수도권 지역 등에서 이러한 정책을 사용한다면 코로나 확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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