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단계 유지 다행..업종별 영업시간 세분화 필요"

문대현 기자 2021. 4. 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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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업주 "매장 취식 금지 가장 걱정했는데 유지돼 다행"
3단계 올려 확진자 '확' 줄인 후 정상화가 빠를 것
9일 서울 중구 명동 식당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5단계 상향으로 매장 취식이 금지되면 하루 10만원도 못 버는 상황이라 걱정이 컸는데 일단은 현행 유지된다고 하니 안심이 됩니다. 다만 한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 업종과 업태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조치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정부가 9일 예상과는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는 이날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되, 적용 기간을 기존 2주일에서 3주일로 늘리고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업소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요식업·카페·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일단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주간보다 야간 손님이 많은 호프집 등 일부 업종·업태에 대해서는 차등화된 영업 기준을 적용한다면 방역과 자영업자 생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2.5단계 상향시 요식업의 경우 영업시간이 밤 10시에서 9시로 줄어들고, 카페는 매장 취식이 금지된다. 실내체육시설도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지난해 잃었던 매출 겨우 회복 중…손님 받을 수 있어 다행" 다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될까 노심초사했던 카페 점주들은 이번 조치가 반갑기만하다. 2.5단계 상향시 배달만 가능하다. 하지만 매장 운영이 가능할 때에 비해 매출이 10%도 안 나오는 상황을 피했기 때문이다.

인천 부평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K씨(56)는 "일단은 안심"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매장은 원래 24시간 운영이 되는 곳이라 새벽 손님들이 많은데 코로나 이후 영업시간에 제한이 걸리면서 평소 매출의 50% 수준 밖에 벌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힘들지만 그래도 2.5단계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훨씬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2.5단계에서 포장, 배달만 될 경우에는 하루에 10만원 버는 것도 어렵다"며 "다시 2.5단계로 올라가지 않기 위해 국민들 개개인이 자신의 위치에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잘 따랐으면 좋겠다. 자영업자들이 살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들이 방역에 신경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 파주시에서 디저트를 주로 파는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M씨(34)도 "우리 매장은 교외로 데이트하러 오는 커플이나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들러 커피와 함께 디저트류를 먹고 가는 곳인데 매장 취식이 안 되면 자연스레 손님이 뚝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지침은 다 괜찮아도 매장 취식금지만은 안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유지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2.5단계로 상향되면 아예 가게 문을 닫아야 할 뻔 했던 실내체육시설 업주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인천에서 필라테스 매장을 운영하는 L씨(30)는 "지난해 2.5단계로 운영이 힘들어져 대출을 받아 버텼고, 지금은 대출금을 갚는 과정이었는데 영업을 이어갈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5일 서울 양천구의 한 음식점에 출입 명부가 비치돼 있다. 2021.4.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업종·업태별 맞춤형 거리두기 시급" 그러나 모두가 웃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영업시간이 줄어드는 것보다 '현행 유지'가 훨씬 긍정적인 것은 맞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세밀한 조치가 있을 때 방역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자영업자의 숨통이 열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일각에선 나온다.

최근까지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을 역임했던 자영업자 이근재씨는 "지금 대부분 자영업자들은 각자 매장에서 방역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QR코드 작성이나 좌석 간 거리두기는 기본이고 음식 섭취를 안할 때는 무조건 마스크를 쓰게 하고 있다"며 "그러니 음식점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오는 경우가 없지 않나. 당국은 영업시간을 옥죌 것이 아니라 업태별로 다양하게 시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예를 들어 낮보다 밤 손님이 많은 호프집이나 헬스클럽 같은 곳은 지킬 것을 철저히 지킨다는 가정 하에 11시까지 영업을 하게 하는 등 업태별로 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른 부분에서 방역을 강하게 하더라도 업태별 세분화된 지침을 내리면 소상공인들도 큰 피해 없이 방역을 잡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마스크 착용을 어기거나 매장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업장에 대해서는 벌금을 세게 물게 한다거나 하면 업주는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날 코로나19 종합대책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률적인 틀어막기 식의 거리 두기 방침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업종과 업태별로 세분화된 새로운 거리 두기 체계를 정립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동의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단장도 "자영업자들은 단계 상향보다 현행 유지에 대해 물론 안도감이 있지만 영업시간을 풀지 않은 아쉬움도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풀면 확진자가 증가한다기 보다 오히려 사람들이 특정 시간대에 특정 장소로 몰리는 것을 막는 분산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단장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늦은 시간에 사람들이 모여서가 아니라 일부 업장에서 방역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방역을 지금보다 더 철저하고 강하게 하면 자영업 시간 제한을 푸는 것은 문제 없다"고 부연했다.

7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4.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3단계로 올려 틀어막은 뒤 완전 정상화하는 것도 방법" 일각에선 거리두기를 완전히 강화해 3단계로 올린 뒤 확진자수를 확 낮춘 다음 완전 정상화를 시키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3단계로 올려 피해를 보는 업장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일정 부분 피해를 보상해준 뒤 영업 정상화를 한다면 금세 피해가 회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과 전북 등 10여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는 김종성 신가네 체인사업본부 대표는 "확진자가 1년 넘게 계속 나오고 있어 지금 모두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라며 "2단계 유지든, 2.5단계 상향이든 정부가 어떤 조치를 내놔도 자영업자들의 내재된 불만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바에 아예 강력하게 2주 정도는 3단계로 올리고 영업 피해 받는 업장만 골라 핀셋식으로 지원금을 주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겠나. 이후 확진자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후 정상 영업을 하게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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