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운 띄운 SKT 지배구조 개편 다음주 공식화..타운홀 미팅도 연다

김정현 기자 2021. 4. 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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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주사 전환 잰걸음..15일 전후로 내부 구성원 만날듯
SKT 인적 분할, 내부 구성원·주주 납득시킬까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오는 15일을 전후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T타워의 모습. 2020.2.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음주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15일쯤 중간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타운홀 미팅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반드시 실행하겠다"며 "상반기, 아니 아주 조만간 구체화되는 대로 따로 세션을 만들어 전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인적분할 절차는 약 150일 정도 걸린다"며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서기 전에 지난해 티맵모빌리티 분사를 앞두고 타운홀 미팅을 가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타운홀 미팅 과정을 먼저 거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2021.3.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SKT 지배구조 개편 15일 전후로 본격화…타운홀 미팅부터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인 '투자회사'(중간지주사)와 사업부서가 들어있는 '사업회사'로 나누는 나누는 방안이다.

지배구조 개편은 SK그룹과 SK텔레콤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제고'와 'SK하이닉스의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위해 이뤄야하는 '숙원'이다.

SK텔레콤은 박 대표가 주총에서 "기업 가치로는 SK텔레콤이 10조원, SK하이닉스가 100조가 넘는데 주가가 기업가치를 반영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낼만큼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SK㈜의 손자회사로 분류돼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이 주주와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방식에 따라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납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SKT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일하는 방향 혁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0.11.18/뉴스1

◇중간지주사 전환 잡음 줄이기 시작하나…처음은 '내부 구성원'?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외부 잡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구성원과의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 노동조합에서는 지난 1월 SK텔레콤 경영진 측에 "구성원과의 협의를 전제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며 "회사를 기계적으로 쪼개는 방식의 분사를 지양하며, SK하이닉스의 성과를 구성원에게 공유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기 주총 때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안이 상정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난 2월 열린 이사회에서도 기존 SK텔레콤 내부 구성원들의 업무 배치와 관련된 반발 탓에 상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이뤄진 티맵모빌리티 분사 과정에서도 임시 주총 전 타운홀 미팅을 열고 고용불안에 대한 사전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오는 15일 전후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타운홀 미팅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처우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빌딩의 모습. 2021.3.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SKT 주가는?…"합병 예정시 가치 평가받기 어려워" vs "지나친 우려"

SK텔레콤 주주들 역시 지배구조 개편이 SK텔레콤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번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은 SK텔레콤을 투자회사(중간지주사)와 이동통신(MNO)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인적분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지주사가 MNO 사업회사를 비롯해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 기존 SK텔레콤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되는 구조다.

단, 이렇게 될 경우 기존 SK텔레콤 주주들에게 '호재'일지 '악재'일지는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SK㈜가 SK텔레콤 중간지주사의 지분을 늘려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그룹이 SK하이닉스에 대한 직접 지배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 경우, 지배구조 개편으로 재평가되는 기업가치는 중간지주사가 아닌 SK㈜로 흘러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와의 합병이 예정된 중간지주사는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며 "SK텔레콤 또는 SK 경영진이 SK텔레콤 인적분할 이후 최소 향후 몇 년간은 중간지주사와 SK㈜간 합병이 없을 것이란 보장을 해주는 게 아니라면 분할 후 SK텔레콤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지배구조 개편 이후 SK텔레콤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의 가치는 29조원이 될 거라며, 중간지주사 전환이 SK텔레콤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보유자산 대비 극단적 저평가를 받고 있어 인적분할을 할 경우, 보유자산이 따로 상장되는 효과를 얻어 자연스럽게 시가총액이 확장된다"며 "그룹 입장에서 합병이라는 옵션이 그리 급하지도 않고, 합병 비율에 대해 의도적인 영향력을 가하면서까지 무리해서 합병할 의도도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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