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러브콜 쏟아내는 국민의힘, 그 전에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을 거듭 재촉하고 있다. 재보선 대승 후 자신감이 붙은 국민의힘이 야권 정계 개편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윤 전 총장의 입당에 앞서 국민의힘이 먼저 쇄신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끝까지 제3지대에 남는 상황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힘을 실었다.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했다. 주 권한대행은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 당이 대선 후보를 뽑는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는 결정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선후보 경선이) 한 7월에는 시작이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에 손짓하는 건 주 권한대행뿐만이 아니다.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은 지난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범야권이 단일대오로 진지를 구축하는데 뭉친다면 선택지는 뻔하지 않나. 단일대오에 윤 총장이 합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범야권 단일대오 진지의 중심이 되면 윤 전 총장은 그곳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노골적인 러브콜 배경에는 무엇보다 보궐선거 대승에 따른 자신감이 자리한다.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도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하면서 사실상 제3지대의 입지가 좁아진 측면도 있다.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야당은 안철수가 들어와 버렸기 때문에 윤석열의 스텝이 쉬워졌다"며 "예전에는 제3지대에서 창당을 하는 등 복잡했으나 (재보선 대승이) 윤석열에 국민의힘 간판으로도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평했다.
그러나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쉽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윤 전 총장이 현 정권에서 소위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한 만큼 당 내부 반발을 넘어야 한다. 아직 국민의힘에 남은 '비호감·꼰대' 이미지가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꺼리게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먼저 인적 쇄신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인적 쇄신의 문제"라면서 "여전히 친박 내지는 TK(대구·경북)쪽 관련된 의원들이 다수다. 그 분들이 리더십을 잡으면 나올 수 있는 쇄신이나 변화라는 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당의 전면에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적합한 인물을 배치하고 그 분들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혁신과 변화에는 초선의원들이 먼저 움직였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4.7 재보궐선거 이튿날인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나가겠다"며 "낡은 보수의 껍질을 과감히 버리고 시대의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는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쇄신으로 국민의힘의 이미지가 바뀌면 윤 전 총장의 입당도 쉬워질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초선들이 전면에 나서서 인적 쇄신을 하면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며 "윤 총장 입장에서 볼 때도 바로 들어오기에는 우리 당의 비호감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상당히 두려울 것이다. 당이 바뀌면 본인도 들어오기가 편하고 들어올 명분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당이 제대로 쇄신하고 국민의 실질적 지지를 받는다면 지금처럼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니라 오지 말라고 해도 (윤 전 총장이) 알아서 올 것이다"며 "쇄신과 혁신이 먼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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