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이즈백] 지금은 해설의 정석이 된, 테란의 정석 '귀족 테란' 김정민

김종민 기자 2021. 4. 9. 14: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HN스포츠 김종민 기자] 김동준,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강퀴' 강승현, 임성춘, 강민...

이들은 프로게이머 출신 게임 해설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e스포츠 시장이 커지고, 매니아들이 늘어나며 시청자들의 게임 보는 눈과 지식도 급격히 향상됐다. 다양한 게임을 소비하는 높은 수준의 시청자들에 맞는 전문적인 해설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적으로 해설을 제공하는 '프로 해설가'들은 경기에 단지 부수적인 존재가 아니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 관객을 이어주면서도 콘텐츠 자체를 함께 생산하는 참여자이기 때문이다.

김정민 해설위원도 그 중 하나다. 스타크래프트1을 거쳐 현재는 다양한 게임을 해설하며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역시 프로게이머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도, 초창기 스타크래프트1 브루드워의 테란 종족을 임요환과 함께 양분하던 실력자였다. 올드팬들이라면 그의 선수 시절 모습을 기억하고 있겠지만, 어느덧 그가 선수로서 은퇴한지도 1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테란 프로게이머로서 김정민의 경기를 만나보자.

사진=OGN 유튜브 캡처

■ 테란의 암흑기에도 건재했던 '황제' 임요환과 '귀족' 김정민

스타크래프트1의 패치 버전이 1.08로 업데이트 되기 전, 1.07 시절만 해도 테란은 암울한 종족으로 꼽혔다. 1.08에 들어 하이 템플러, 스포닝 풀 등이 하향 패치를 당하면서 테란이 더 좋아졌다는 평을 듣기 전이었다. 1.07 당시에 테란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소수였다. 

임요환과 김정민이 바로 그 소수에 해당됐는데, 김정민의 경우 전성기가 임요환보다 다소 앞선다. 99년부터 00년, 특히 1.08 버전 패치 전까지가 그의 전성기로 꼽히며, 임요환은 00년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리더니, 01년에 만개한다. 

김정민은 2000년에 KBK라는 블리자드 공식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당시에는 스타리그, 프로리그, MSL 등의 주요 대회가 아직 완전히 자리잡기 이전이라 KBK는 국내 최고 권위 대회로 꼽혔다. 실제로 KBK 우승은 스타리그 우승 상금과 동일했다. 

이후 스타리그의 위상이 격상되면서, KBK라는 대회의 인지도는 빛이 많이 바랬다. 그럼에도 KBK가 끝내 잊혀지지 않은 이유는 우승자 김정민 덕이라는 평을 듣는다.

선수 시절 김정민은 '귀족 테란'으로 불렸다. 정석적이고 깔끔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밸런스 잡힌 스타일로 승리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당시 게이머들 중에서는 APM(마우스 움직임)도 빠른 편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일각에서는 "임요환을 상대로는 아무 것도 못하고 지고, 김정민을 상대로는 모든 걸 다 해봤지만 진다"라는 문장이 나돌았다.

그의 장기는 테란이라는 종족의 특성을 잘 살린, '조이기'였다. 이러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장진남과의 2002년 SKY 스타리그 경기다.

사진=OGN 유튜브 캡처

맵은 개마고원으로, 장진남은 본진 투 해처리 뮤탈리스크에 이은 앞마당을, 김정민은 본진 플레이로 스타포트까지 올리며 사이언스 베슬과 시즈 탱크를 준비한다.

상대방의 빠른 뮤탈리스크에 다소 본진 피해를 입지만, 바이오닉 병력 진출로 앞마당 해처리를 미는데 성공한 김정민. 결국 테란의 조이기 라인이 형성되며 장진수는 이를 걷어내는데 실패한다. 몰래 멀티를 가져가며 승부를 이어가려 했으나, 테란의 공세에 끝내 GG를 선언한다.

사진=OGN 유튜브 캡처

2001년에는 SKY 스타리그에서 임요환을 만나 도합 2대1로 패배했으나, 배틀크루저와 탱크를 활용한 적절한 전략으로 임요환에게 한 세트를 가져오기도 했다.

경기는 인큐버스에서 펼쳐진다. 김정민이 흰색, 임요환이 보라색 테란으로 서로 큰 공방 없이 멀티에 시즈 탱크 견제, 소수 드랍쉽 활용으로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그러던 중 배틀크루저를 준비한 김정민은 타이밍을 잡아 임요환의 시즈 탱크 라인을 제거하고 임요환의 본진으로 올라간다. 이에 임요환도 '폭탄 드랍'으로 김정민의 생산 기지를 장악한다. 서로 기지를 각자 파괴한 '엘리전' 양상의 게임. 김정민의 배틀크루저 숫자가 많지 않았기에 임요환은 생산 기지를 옮겨 골리앗으로 맞상대한다. 

임요환의 폭탄 드랍, 사진=OGN 유튜브 캡처

골리앗의 활약으로 김정민의 배틀크루저를 줄이는데 성공한 임요환, 그러나 김정민은 상대 병력이 골리앗 위주로 구성된 것을 파악하고 다수의 탱크를 보유하는 전략을 택한다. 상성상 우위에 있는 탱크로 지상 병력 전투에서 승리하고 경기를 잡는다.

김정민의 시즈 탱크, 사진=OGN 유튜브 캡처

이처럼 김정민은 정석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굉장히 '롱 런'했던 프로게이머였다. 개인리그도 2004년까지 본선에 진출해 16강, 8강 등의 성적을 올렸으며 케스파 랭킹 2위를 긴 기간 유지했다. 다만 프로리그에서는 아쉽게 소속 팀 KTF가 준우승에 그쳤다. 2004, 2005 SKY 프로리그에서 연달아 준우승, 그랜드 파이널 결승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결국 그는 팀이 우승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2006년 은퇴를 선언한다.

김정민은 은퇴를 알리는 글에서 "누구보다 팀의 우승을 바랐고, 잘난 게이머가 되고 싶었다"라며 "그렇지만 자신에게 아쉬운 적이 많았고, 팬들에게 죄송했다"고 전해 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 프로게이머에서 프로 해설자로...'해변김'

김정민은 은퇴 직후 온게임넷의 해설로 데뷔했다.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김정민을 '해설로 변신한 김정민'이라며 '해변김'으로 불렀다.

해설가로 활동하다가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해설가로 복귀하기도 했다. 복귀 후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의 해설을 담당했고, 군 공백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해설로 호평을 받았다.

2011년부터는 스타크래프트2의 해설로 자연스럽게 전향했는데,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했기에 드러나는 높은 이해도가 돋보였다. 그는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에서 상위 게이머들의 티어인 '별마스터리그'에 속했는데, 이는 200명만이 존재했던 그랜드마스터리그 바로 다음에 해당했다. 

이후에도 그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을 전문적으로 담당했다.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의 해설로 활동했고, 이를 통해 신세계 TV 홈쇼핑에서 하스스톤 한정판 '고대신의 속삭임' 판매에 출연해 매진(완판)을 달성하기도 했다. 폐지 직전까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그를 중계하기도 했다.

사진=신세계 홈쇼핑 캡처

김정민 해설은 2019년 KSL, 2020년 블리자드 트라이애슬론에서 스타크래프트1의 중계로 돌아와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으며, 최근까지도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리그의 해설을 담당했다.

사진=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해설자가 정말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라며 "여러 게임 종목을 해설하기 위해 하루 종일 게임하고, 스킬들을 외우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는" e스포츠 업계와 평생 함께하며, 선수들 및 팬들에게 계속 재미를 전달하고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가 남긴 족적에서 e스포츠에 대한 그의 자부심과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e스포츠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다양한 게임을 일이자 즐거움으로 소화해 온 김정민의 프로 정신. 그것은 정석 테란이자 '귀족'으로 불렸던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이어진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Copyright © MH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