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사탄 슈즈' 리콜조치 한다

장은교 기자 2021. 4. 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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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예술가집단 MSCHF가 나이키 에어맥스 97 모델을 개조해 만든 소위 ‘사탄 슈즈’ . 로이터|연합뉴스

나이키 운동화에 사람 피를 만들어 개조한 소위 ‘사탄 슈즈’가 논란 끝에 회수조치 된다. 나이키가 문제의 제품을 만든 예술가집단을 상대로 상표권침해소송을 제기한 결과다.

미국 NBC 방송 등은 8일(현지시간) 예술가집단 MSCHF가 나이키와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고 ‘사탄 슈즈’를 리콜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사탄 슈즈’는 나이키 에어맥스 97모델을 개조해 만든 것이다. 예술가집단 MSCHF는 신발에 진짜 사람 피 한방울을 넣고 뒤집힌 십자가와 펜타그램, 누가복음 10장 18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노라’를 새겨넣었다. MSCHF는 래퍼 릴 나스와 협업해 지난 달 26일 그의 신곡뮤직비디오에서 신발을 처음 공개했다. 2019년 커밍아웃한 릴 나스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축복하며 이 신발을 신고 사탄과 함께 선정적인 춤을 추는 모습을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MSCHF는 사탄을 의미하는 수로 이 신발을 666켤레 제작해 각 1018달러(약 113만원)에 팔았는데, 개시 1분만에 완판됐다.

사정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나이키에 항의전화를 하고 불매운동까지 일어나자 나이키는 MSCHF를 상대로 상표권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MSCHF는 “예술적 가치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나이키의 주장을 인용해 판매금지처분을 내렸다. MSCHF는 판매된 모든 제품을 자발적 리콜 조치하기로 결정했고, 나이키는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 MSCHF는 “이미 예술적 목적인 달성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사탄 슈즈는 이미 e베이 등 경매사이트에서 3~4배 이상의 가격으로 높게 팔리고 있어 구매자가 자발적으로 환불을 요청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도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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