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양성평등한 인간의 뇌 '젠더 모자이크'

이수지 2021. 4. 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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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이분법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해 있다.

어떻게 보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은 두뇌의 차이가 아니라 화성과 금성처럼 서로 다른 환경과 사회적 위치의 차이를 가리키는 말인지 모른다.

10년 전, 젠더심리학 강의를 준비하던 저자는 뇌의 한 영역을 남자에서 여자로, 또는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을 바꾸는 데 30분의 스트레스면 충분하다는 연구를 우연히 보게 됐고 이를 계기로 젠더와 두뇌 연구를 착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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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젠더 모자이크 (사진=한빛비즈 제공)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젠더 이분법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해 있다. 어떻게 보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은 두뇌의 차이가 아니라 화성과 금성처럼 서로 다른 환경과 사회적 위치의 차이를 가리키는 말인지 모른다.

저자인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다프나 조엘 교수는 생식기로 인해 익숙한 구분의 논리를 두뇌에 적용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인간의 생식기는 평생 동안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지만 인간의 뇌는 그렇지 않으며, 두뇌의 특징 또한 생식기와 달리 두 가지 이상의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저자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은 두뇌에 성별 나누기를 고집한다면, 다수의 뇌가 간성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남녀의 성차에 기초한 '서로 다른 뇌'에 실렸던 무게중심이 이제 '하나의 뇌'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 젠더심리학 강의를 준비하던 저자는 뇌의 한 영역을 남자에서 여자로, 또는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을 바꾸는 데 30분의 스트레스면 충분하다는 연구를 우연히 보게 됐고 이를 계기로 젠더와 두뇌 연구를 착수하게 된다.

저자의 연구진은 성인 1400명의 두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분석했고, 그 결과 인간의 뇌는 어느 한쪽 성별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상 남녀의 뇌 구조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 즉 애초에 '남자 뇌, 여자 뇌'는 따로 없다는 것이다.

'젠더 모자이크는 바로 이 연구를 기초로 집필된 책으로, 뇌에 대한 성 고정관념을 깨고 젠더와 두뇌에 관한 새로운 서사를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 각각의 두뇌는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기타 여러 특징이 섞인 '고유한 모자이크'라면서, 사람이 어떤 면에서는 남성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번은 한 남성 참가자가 자신을 '젠더퀴어'라고 밝혔는데, 그는 수염을 기르고 귀고리·목걸이 등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 여학생이 그에게 왜 그런 외적인 것으로 자기 정체성을 알리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같은 질문을 그녀에게 했다. 왜 화장하고 딱 붙는 여성적인 옷으로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광고하고 다니는지. 여학생은 처음에는 놀라는 듯했으나, 곧 깨달았다. 그 남자가 '젠더퀴어' 표시를 하고 다니듯 자신도 매일 아침 여성이란 표시를 치장한다는 사실을." 다프나 조엘 ·루바 비칸스키 지음. 김혜림 옮김, 264쪽, 한빛비즈, 1만6500원.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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