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바라밀 명상

월호 기자 2021. 4.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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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 행불선원장

달은 어떤 상황에서도 보름달 초승달·반달·그믐달로 보일 뿐 완벽해지려고 애쓸 필요 없어 밝고 충만한 삶 사는 것이 중요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몸과 마음을 선용해야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평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여기에는 세 알의 약이 필요하다.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는 약, 머무르지 않는 약, 평화롭게 살아가는 약이다.

첫째,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려면 아바타 환(丸)을 복용해야 한다. 아바타는 ‘분신·화신’을 뜻한다. 근심 걱정의 근본 원인은 ‘내’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없어져야 나의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내가 없어지려면 몸과 마음을 아바타로 관찰해야 한다. 그러면 나의 근심 걱정이 아바타의 근심 걱정으로 치환된다. 관찰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이다.

몸도 아바타, 마음도 아바타, 나도 아바타, 너도 아바타! 우린 모두 아바타야!

늙어가도 괜찮아, 아바타! 병들어도 괜찮아, 아바타! 죽어가도 괜찮아, 아바타!

탐이 나도 별것 아냐, 아바타! 화가 나도 별것 아냐, 아바타!

불안해도 별것 아냐, 아바타!

실패해도 괜찮아, 아바타!

성공해도 별것 아냐, 아바타!

안심, 안심 또 안심!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아바타가 걸어간다’ ‘아바타가 머무른다’ ‘아바타가 앉아 있다’ ‘아바타가 누워 있다’ ‘아바타가 욕심낸다’ ‘아바타가 화를 낸다’ ‘아바타가 근심 걱정한다’라고 관찰한다. 결국, 근심 걱정은 아바타의 몫이며, 정작 나는 대면해서 관찰하는 이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바타 명상이다.

둘째, 중생심에 머무르지 않고 자존감을 회복하려면 바라밀 환을 복용해야 한다. 바라밀은 ‘충만함’을 뜻한다. 관찰자는 본래 크고 밝고 충만하다. 지금도 크고 밝고 충만하다. 항상 크고 밝고 충만하다.

달은 항상 보름달이다. 그림자가 가려 초승달이나 반달 또는 그믐달로 보일지언정 달이 진짜 찌그러진 것은 아니다. 착시현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러므로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억지로 보름달이 되고자 노력할 필요는 없다. 때가 되면 저절로 보름달로 보일 것이다. 그믐달은 그믐달대로, 초승달은 초승달대로 역할을 다하면 그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억지로 완벽한 인간이 되고자 애쓸 필요가 없다. 자신이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우리는 본래 크고 밝고 충만한 존재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여기서 크고 밝고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하반야바라밀’을 구념심행(口念心行)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입으로 염하고 마음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마하는 큼이요, 반야는 밝음이요, 바라밀은 충만함이다. 마하반야바라밀이 나요, 내가 마하반야바라밀이다. 나는 본래 크고 밝고 충만하다. 나는 지금 크고 밝고 충만하다. 나는 항상 크고 밝고 충만하다.

크게 쓰려면 매사가 둘이 아님(不二·불이)을 확신해야 한다. 쪼개면 작아지기 때문이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다. 성공과 실패가 둘이 아니고, 행복과 불행도 둘이 아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밝게 쓰려면 스스로 밝아지고 남을 밝혀야 한다. 웃자! 웃을 일이 생긴다. 웃을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먼저 웃음으로써 웃을 일이 생기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만 할 수 있다. 우∼ 하하하하하!

충만하게 쓰려면 헐떡임이 쉬어야 한다. 달은 항상 보름달이다. 그러므로 그믐달을 보름달로 만들려고 안달할 필요가 없다.

시절 인연에 다다르면 저절로 보름달로 나타날 것이다. 그믐달은 그믐달대로, 보름달은 보름달대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뿐!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앉으나 서나 ‘마하반야바라밀’, 오나가나 ‘마하반야바라밀’, 자나 깨나 ‘마하반야바라밀’, 죽으나 사나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한다.

그러면서 때때로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하고 들을 때, ‘이 성품이 어떤 건가’ ‘어떻게 생겼을까’ 이런 식으로 챙겨준다.

‘가세, 가세, 건너서 가세! 애착하면 못 가나∼니 / 몸과 마음 진짜 아니요, 관찰자가 진짜 나라네! /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 대면 관찰! 행복 충만! 아니 가지는 못∼하리라, 차차차!’

몸과 마음은 아바타, 관찰자가 진짜 나다. 관찰자는 바로 성품이다. 성품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되, 아무것도 붙잡지 않는다. 흰 구름이라고 붙잡지 않으며, 먹구름이라고 내쫓지도 않는다. 다만 바라볼 뿐! 성품은 공한 것이다. 텅 비었기에 무엇으로든 채울 수 있다. 나도 이와 마찬가지다. 고정된 ‘나’가 없기에 어떠한 나도 만들 수 있다. 어떤 나를 만들 것인가? 우울한 나를 만들 것인가? 밝은 나를 만들 것인가? 내가 선택한다. 내 작품이다. 이것이 바라밀 명상이다.

마지막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려면 행불(行佛) 환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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