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죄 대물림 안돼.. 수감자 자녀 차별없는 세상 만들겠다"

박현수 기자 2021. 4. 9. 11: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모의 죄가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됩니다. 수용자 자녀들이 부모의 죄와 상관없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 6일 '2021 포스코청암상'(봉사부문)을 수상한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이경림(57·사진) 대표는 "수용자 자녀들은 우리 아이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들이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세우는 것이 '세움'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청암상 수상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이경림 대표

“연좌제 폐지됐지만 현실은 달라

수용자 자녀·가족 지원하니까

재복역률 25% → 5.7% 줄어”

수감자 자녀 통계 구축 이끌고

아동 친화적 접견실 설치 제안

지난 6년간 총 6067명 도와

“부모의 죄가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됩니다. 수용자 자녀들이 부모의 죄와 상관없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 6일 ‘2021 포스코청암상’(봉사부문)을 수상한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이경림(57·사진) 대표는 “수용자 자녀들은 우리 아이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들이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세우는 것이 ‘세움’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암상 수상은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수용자 자녀의 인권을 인정해 줬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수감자 자녀와 그 가족을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 공로로 이번에 상을 받은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국내 유일의 수감자 자녀를 돌보는 민간단체다. 수감자 자녀가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5년 설립됐다. 수감자와 7살 딸 이야기를 다룬 영화 ‘7번 방의 선물’에서처럼 부모가 교도소에 수용돼 범죄자 자식이라는 편견 속에 가족과 사회의 울타리에서 방치돼 있는 19세 미만 자녀들은 연간 누적으로 5만4000여 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초등학생 미만이다. 수감자 가족 절반이 ‘가족 해체’ 위기를 겪고 있다. 그는 “세움 설립 당시만 해도 이 같은 기초적인 수감자 자녀 통계조차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노력으로 2017년 처음으로 수감자 자녀 현황에 대한 국가통계가 구축됐다. 세움이 지난 6년간 수감자 가족을 지원한 총 누적 인원은 6067명이다.

이 대표의 제안으로 2017년 처음으로 교정시설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을 시범 설치한 이래, 지금은 전국 모든 교도소에 마련됐다. “이전에는 반투명 플라스틱 칸막이를 사이에 둔 15분의 비접촉 면회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집 같은 공간에서 최대 1시간 30분 동안 같이 밥도 먹고 부모 품에 안길 수도 있어요. 이곳에선 수의를 입지 않아도 돼요.” 올해부터 매주 토요일 ‘아동 접견의 날’을 만든 것도 그의 성과다. 이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감자와 자녀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재복역률이 높은 편이에요. 일반 수용자는 3년 안에 다시 복역하는 비율이 25%인 반면, 우리가 수용자 자녀를 지원했을 때 재복역률은 5.7%에 불과해요. 그간 수용자 교정에만 치중해 왔는데, 자녀와 가족을 지원할 때 교화가 더 잘된다는 연구가 나와서 법무부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요.” 정부와 사회가 수감자 자녀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1980년 연좌제를 폐지했지만, 수용자 자녀에게는 아직도 남아 있는 게 현실이에요. 앞으로 수용자 자녀의 인권보호를 위한 다양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내외 네트워크도 확대하려고 합니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