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애초에 '여자 뇌' '남자 뇌' 같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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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뇌엔 '공감 능력'이 내장돼 있고 남성의 뇌는 '섹스와 공격성 영역'이 넓다고? 애초에 '여자 뇌'와 '남자 뇌' 같은 것은 없다."
'모자이크 뇌'란 한 개인의 뇌가 일관되게 '남자 뇌' 또는 '여자 뇌'의 특성을 나타내지 않으며 개개인의 뇌 안에서 '여성적' 또는 '남성적' 특징이 뒤섞여 조각보 같은 모습을 나타낸다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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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모자이크 | 다프나 조엘·루바 비칸스키 지음, 김혜림 옮김│한빛비즈
“여성의 뇌엔 ‘공감 능력’이 내장돼 있고 남성의 뇌는 ‘섹스와 공격성 영역’이 넓다고? 애초에 ‘여자 뇌’와 ‘남자 뇌’ 같은 것은 없다.”
‘젠더 모자이크’를 쓴 이스라엘 신경과학자 다프나 조엘은 성인 1400명의 두뇌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분석하고, 남녀 281명의 뇌 회백질 영역 116곳의 부피를 측정한 뒤 이렇게 단언한다. 그는 남녀의 뇌가 다르기 때문에 사고방식이나 공감 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존 그레이의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의문을 표하며 ‘모자이크 뇌’라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모자이크 뇌’란 한 개인의 뇌가 일관되게 ‘남자 뇌’ 또는 ‘여자 뇌’의 특성을 나타내지 않으며 개개인의 뇌 안에서 ‘여성적’ 또는 ‘남성적’ 특징이 뒤섞여 조각보 같은 모습을 나타낸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뇌의 한 영역을 남자에서 여자로, 또는 여자에서 남자로 바꾸는 데 30분의 스트레스와 자극이면 충분하다”며 “남자와 여자는 같은 지구 출신의 존재일 뿐”이라고 말한다.
공간 기억을 관장하는 뇌 구역인 ‘해마’가 일반인보다 훨씬 큰 런던의 택시 기사들 사례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 런던의 미로 같은 복잡한 거리를 운행하다 보니 운전 경력이 쌓일수록 해마가 커졌고 공간 기억력도 향상됐다. ‘뇌의 가소성’을 설명하는 이 사례는 뇌가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 행동 역시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실험 결과들에도 남성과 여성의 뇌는 다르다는 통념이 오랫동안 힘을 발휘한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유사점’은 보고되지 않고 ‘차이점’만 과학계와 대중매체에서 중요하게 다뤄졌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인간의 두뇌를 남녀의 생식기관처럼 구분하기를 거부한 저자는 논의 주제를 ‘젠더 프리(gender free) 사회’로 확장한다. 저자가 꿈꾸는 미래는 “여성과 남성이 없는” 세상이며 “성별이란 신장, 체중, 나이처럼 신체적 특징 중 하나를 묘사하는 용어일 뿐”인 사회다. 이분법적 젠더가 사라진 이곳에서 우리는 성별에 상관없이 ‘인형’을 택할 수도, ‘공’을 택할 수도 있다. “젠더는 우리가 그 안에서 사는 감옥 중 하나다. 내가 꿈꾸는 세상에서는 젠더가 없다. 성별만 있을 뿐이다.” 264쪽, 1만6500원.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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