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사회변화에도 필요한 '넛지'.. 단, 당파주의를 주의하라

최현미 기자 2021. 4. 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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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 노예제 폐지 같은 역사책에 실릴 만한 굵직한 '사건'부터 '미투(Me Too) 운동'처럼 현재 진행형 변화까지, 변화와 변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다만 변화를 위해 넛지를 설계할 때 개인의 자율성과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근본적으로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선한 의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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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어떻게 촉발되는가 | 캐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프랑스 혁명, 노예제 폐지 같은 역사책에 실릴 만한 굵직한 ‘사건’부터 ‘미투(Me Too) 운동’처럼 현재 진행형 변화까지, 변화와 변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세계적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저자 캐스 R 선스타인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주목하는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넛지를 어떻게 정부 정책에 활용할 것인가를 제안해왔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어떻게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와 변혁이 일어나게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변화란 ‘옛 규범이 무너지고 새로운 규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규범에 맞춰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그 규범을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불편해하고, 싫어하기도 하고, 때론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저항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항에는 대가가 따르고 저항이 규범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누구도 혼자서 규범을 바꿀 수 없다. 규범에 대한 저항이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보면 선도자가 저항을 시작하고, 불만과 저항이 사회적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기존의 규범은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규범이 들어선다. 저자는 이때 새로운 법이 만들어져 새 규범이 공식화될 때 비로소 변화와 변혁이 완성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올바른 변화는 이처럼 사회적 ‘대세’가 임계점을 넘을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가. 저자는 여기서 넛지를 내세운다. 넛지, 즉 부드러운 개입을 하라는 말이다. 넛지는 옆구리를 쿡 찌른다는 뜻으로 직접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일정한 선택을 하도록 옆구리를 쿡 찌르듯 넌지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변화를 위해 넛지를 설계할 때 개인의 자율성과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근본적으로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선한 의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당파주의’다. 당파주의는 어느 쪽이든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저자는 투명성과 전문성을 제시한다. 투명성을 담보해 당사자에게는 무거운 책임을 지우고, 대중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책이 정치적 판단에 휘둘리지 않도록 기술 관료에게 권한을 어느 정도 위임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472쪽, 2만2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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