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김사장의 요즘 소설>교묘히 노동착취하는 사장님들..근로자에게 노동법은 '모르면 손해'

기자 2021. 4. 9. 1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임신했다는 이유로 암묵적 불이익을 받은 직장인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각 기업의 요구에 맞춘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애플리케이션 제공을 주 업무로 하는 Y컴퍼니의 팀장 A 씨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조직을 이끌어 왔다.

탐정 역의 히나코는 표면적으로 의뢰를 수행하며 클라이언트의 생각을 바꾸고 물밑으로 요주의 인물이 된 직원의 사정을 조사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임신했다는 이유로 암묵적 불이익을 받은 직장인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각 기업의 요구에 맞춘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애플리케이션 제공을 주 업무로 하는 Y컴퍼니의 팀장 A 씨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조직을 이끌어 왔다. 그 기간 회사는 여러 명의 직원을 충원하고 전망 좋은 빌딩을 구입할 만큼 매출도 상당했다. 하지만 A 씨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골적으로 해고를 종용한 건 아니다. 대신 근무환경이 나쁜 자리에 배치됐고 자주 이해할 수 없는 지시가 떨어졌다. 급기야 사장은 은밀하게 노무사를 불러, 합법적으로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소설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는 파견사원으로 일하는 동안 몇 번이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끝에 공부에 돌입해 노무사 자격증을 딴 히나코가 기업의 각종 트러블을 해결해 나가는 분투기이다. ‘노무 미스터리’를 표방한 작품답게 Y컴퍼니 사장을 비롯해 연장근로를 할 수밖에 없는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고 연장근로수당을 신청하는 직원을 월급도둑으로 몰아가는 대표, 정규직으로 전환해 준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의 열정을 착취하는 것처럼 보이는 관리자 등이 등장한다. 이들 회사에서 히나코를 고용한 이유는, 부당한 해고를 합법적으로 만들기 위해, 근로기준법을 지키면서도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탐정 역의 히나코는 표면적으로 의뢰를 수행하며 클라이언트의 생각을 바꾸고 물밑으로 요주의 인물이 된 직원의 사정을 조사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때 히나코가 맞닥뜨리는 ‘사용자’들이 노동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반해 ‘노동자’들은 거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는 듯 행동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러한 대비를 지켜보다가 궁금증이 생겨 찾아본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이 알아야 할 노동법 100’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노동법은 근로자를 보호하는 법으로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가 지켜야 하는 법이다. 사용자는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근로자가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슨 권리가 있는지 모르면 피해를 입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 노동법은 근로자가 꼭 알아야 하는 법은 아니지만 ‘모르면 손해’인 법이다.” 과연. 알아둬서 나쁜 건 없다. 나도 히나코를 보며, 세상에 좋은 회사는 많지만 좋은 사용자는 드물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울러 조그만 출판사의 대표로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오후 6시 이후에는 회식과 연장근무는 안 하는 걸로.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