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팔걸이 의자, 여성은 소파에.. 터키 '여혐 소파게이트'

홍효진 기자 2021. 4.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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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 직후 된서리를 맞았다.

여성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만 의자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외교 결례'라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나 뒤따라 들어온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에게는 의자가 제공되지 않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종료 뒤 "(이 협약은) 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터키의 탈퇴는) 분명히 잘못된 신호"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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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개최된 EU-터키 간 정상회담에서 여성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만 의자가 제공되지 않아, 터키 정부에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시스


터키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 직후 된서리를 맞았다. 여성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만 의자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외교 결례'라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유럽 정책 매체 유랙티브(EURACTIV) 등에 따르면, 논란은 전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EU와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영상 속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각각 제공된 의자에 나란히 앉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뒤따라 들어온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에게는 의자가 제공되지 않았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앉을 곳을 찾지 못해 난감해 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왼쪽)이 소파에 앉은 모습. 외교 의전 서열상 국가 정상 대우를 받는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앉았다. /사진=로이터/뉴시스


하지만 터키 측은 끝까지 의자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결국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긴 소파에 앉아야 했다. 외교 의전 서열상 국가 정상 대우를 받는 그는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앉게 됐다.

이에 에릭 마머 EU 대변인은 "위원장은 크게 놀랐다"면서 "(그는) 미셸 상임의장과 같은 방식으로 대우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럽 현지 언론은 '소파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이번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터키 정부가 이스탄불 협약 탈퇴를 두고 국제적 비판에 직면하자, 불편한 속내를 은근히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스탄불 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가정폭력 방지 및 근절을 약속한 유럽 평의회의 협약으로 지난 2014년 발효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이 협약을 탈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이스탄불 협약 탈퇴가 논의됐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종료 뒤 "(이 협약은) 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터키의 탈퇴는) 분명히 잘못된 신호"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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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jin855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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