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폭발한 20대男, 그래도 민주당 찍은 20대女.. 이유 뭘까

김주영 2021. 4. 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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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세대는 20대다.

그동안 민주·진보 진영 지지층으로 여겨진 20대가 이번 선거에선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반면 20대 여성(〃 '이대녀')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44.0%의 지지를 얻어 오 후보(40.9%)를 앞질렀다.

20대 여성들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도 민주당에 적잖은 지지를 보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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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서 20대 표심 성별 따라 크게 엇갈려
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세대는 20대다. 그동안 민주·진보 진영 지지층으로 여겨진 20대가 이번 선거에선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대 안에서도 성별에 따라 상반된 표심을 드러내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선거일이었던 지난 7일 투표 마감 이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20대 남성(일명 ‘이대남’)의 절대다수인 72.5%는 국민의힘 오세훈 당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20대 남성의 이 같은 오 후보 지지율은 50대 남성(55.8%)은 물론, 보수 성향이 뚜렷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20대 여성(〃 ‘이대녀’)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44.0%의 지지를 얻어 오 후보(40.9%)를 앞질렀다. 박 후보가 오 후보에 앞선 건 전 연령대·성별을 통틀어 40대 남성과 20대 여성뿐이다. 20대 여성은 거대 양당 후보가 아닌 ‘기타 후보’에 투표한 비율이 무려 15.1%에 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20대의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부동산 문제, 잇따라 불거진 여권의 내로남불 논란,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이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녀 간 표심이 차이를 보이는 건 문재인정부 들어 극심해진 젠더 갈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위생장갑을 낀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남은 전술한 요인들로 범야권 후보에게 몰표를 줬지만, 이대녀는 여전히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찍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페미니즘을 표방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20대 여성들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도 민주당에 적잖은 지지를 보낸 이유다. 일각에서는 같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민주당 박 후보를 찍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타 후보 중에 페미니스트 후보가 많았다는 점도 이 세대 남녀 간 표심이 엇갈린 원인 중 하나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여성의당 김진아, 진보당 송명숙, 무소속 신지예 후보 등이 그들이다. 상당수 20대 여성 표가 이들에게 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20대 남녀의 엇갈린 표심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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