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셀카 찍자더니 엉덩이를.." 현직 보좌관도 폭로

김은경 기자 2021. 4. 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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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비서를 포함해 다수 여성을 성희롱·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63) 미국 뉴욕 주지사의 피해자 중 한 명이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작년 5월 뉴욕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뉴욕 지역매체 ‘타임스 유니언 오브 올버니’는 쿠오모 주지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발한 익명의 현직 여성 보좌관 A씨의 인터뷰를 7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작년 11월 말 어느 평일이었다. A씨는 쿠오모 주지사의 휴대전화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저로 호출됐다.

그녀가 관저에 도착해 2층에 있는 집무실로 올라가자, 쿠오모 주지사는 책상에서 일어나 그녀를 마구 더듬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그건 단순한 포옹이 아니었다”며 “관저에서 일하는 여자가 와서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고 했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당황하다가, 문득 주지사를 모욕했다간 자신이 힘들게 쌓아 온 경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주지사님 때문에 우리 모두가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쿠오모 주지사가 문을 쾅 닫으며 “난 신경 안 써”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내가 입고 있던 옷을 정확히 기억한다”며 그가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넣어, 속옷 위로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밝혔다. A씨는 “주지사가 나를 끌어당기고 나서 내가 기억하는 건 그의 손, 그의 큰 손뿐이었다. 나는 그저 ‘빌어먹을’이라고 생각하며 밑을 내려다본 기억이 난다”고 했다.

A씨는 “너무 당황하고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그녀는 “주지사는 아무 말 없이 다시 책상으로 되돌아갔고 나는 현관으로 걸어 나갔다”고 했다. 그녀는 차로 돌아가 잠깐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회상했다. 혼잣말로 ‘그래, 이제 나는 다시 의회로 돌아가 책상에 앉아서, 내 일을 하고, 그냥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야 돼’라고 되뇌었다고 한다.

그녀는 쿠오모 주지사에게 약 2년 동안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증언했다. 처음에는 꽉 껴안고 뺨에 키스를 하는 정도로 시작됐다. 작년 초부터 쿠오모 주지사의 포옹은 더 진해졌다고 한다. 그녀는 “가끔 그는 제 가슴을 느끼기 위해 제 온몸을 끌어당기곤 했다”며 “일부러 골반을 뒤로 빼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녀는 쿠오모 주지사의 주정부 연설 준비를 돕기 위해 관저로 파견된 2019년 12월 마지막 날 일도 회상했다. 주지사는 ‘셀카를 같이 찍자’고 했다. 그녀가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들고 있는 사이 주지사는 그녀의 엉덩이를 문질렀다고 한다. 쿠오모 주지사가 노골적으로 성추행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쿠오모 주지사는 부적절한 성희롱성 발언도 일삼았다고 했다. 그녀는 “1년 전쯤엔가, 주지사가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오, 당신이 미혼이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잖아’라고 말했다”고 했다. 지난해 초쯤 성희롱 수위는 더 심해졌다. 그는 ‘난 싱글이고 즐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현재까지 주의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정서적인 불안이 심해져 체중이 많이 줄었다고 호소했다. 어린 자녀가 있어 고용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힌 그녀는 주지사실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쿠오모 주지사의 전직 비서 샬럿 배넷과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 등이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잇따라 폭로한 바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의혹을 부인하다가 지난달 “내가 둔감했거나 지나치게 개인적이었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집무실 내에서 부적절한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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