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몸을 따라가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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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 먹자> 는 루게릭병에 걸린 저자가 발병 초기인 2016년 1월부터 글을 쓸 수 있었던 2018년 8월까지 페이스북과 메모장에 기록한 글을 추려 엮은 책이다. 누울래?>
잡지 <샘이 깊은 물> 등의 편집 디자이너였던 저자를 오랫동안 지켜본 최영미 시인, 김형윤 <뿌리깊은나무> 전 편집인 등도 글을 한 편씩 보탰다. 뿌리깊은나무> 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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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 먹자
이영미 지음/정한책방·1만7500원
“몸은 저만치 달아나네/ 마음은 몸을 따라가지 못하네/ 몸은 들판을 지나 언덕을 넘고 험한 산을 넘어가네/ 마음은 몸을 따라가지 못하네”
<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 먹자>는 루게릭병에 걸린 저자가 발병 초기인 2016년 1월부터 글을 쓸 수 있었던 2018년 8월까지 페이스북과 메모장에 기록한 글을 추려 엮은 책이다. 잡지 <샘이 깊은 물> 등의 편집 디자이너였던 저자를 오랫동안 지켜본 최영미 시인, 김형윤 <뿌리깊은나무> 전 편집인 등도 글을 한 편씩 보탰다. 책 제목은 저자가 “하루 종일 듣는 고마운 말”에서 따왔다.
‘서서히 죽어가는 병’에 걸린 뒤 쓴 글이지만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투병기는 아니다. “봐주는 것 없이 어김없이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 알 수 없는 파괴자/ 도대체 너는 누구냐?” 같은 신음이 없지 않으나 저자가 병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담담하고 평화롭다. “쉽지 않았지만/ 좋은 순간도 있었지/ 다시는 안 올 시간들”이라며 가족과 자연에 감사하는 글들은 시나 기도문에 가깝다. 병시중을 하는 남편에게 “당신 어떡하냐 이제 노예선을 탄 거야” 농담을 던지는 글에선 여유마저 느껴진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그는 현재 상태를 이렇게 표현한다. “내 몸의 움직임은 거의 멈췄다. 팽팽하던 악기의 줄이 튕겨 나가듯 아우성치던 마지막 근육의 떨림이 사라진 지도 오래전이다. 나는 내 몸에 갇혀 버렸다.” 눈을 깜빡여 의사소통하는 그가 펴낸 이 책은 그의 아들 표현대로 “그리운 친구들에게 보내는 인사 같은 글”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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