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70명이 전하는 '코시국'의 일상

최윤아 2021. 4. 9.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부를 전합니다> 는 미국 작가 70명이 포착한 팬데믹 시대 일상의 단편을 조각보처럼 이어붙인 책이다.

'언택트 위로'가 펼쳐진 장례식부터 파자마 결혼식까지, 작가들은 촉수를 곤두세워 코로나19로 달라진 세상을 표현한다.

작가와 독자의 '심리적 안전망'이자 '문화적 허브'였던 독립서점이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처하자, 지원금을 모으기 위해 작품집을 구상했다.

작가 70명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부를 전합니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과 슬픔과 위안

제니퍼 하우프트 외 69인 지음, 김석희 옮김/열림원·1만7000원

“아버지는 어젯밤에 세상을 떠났고, (…) 엄마가 우는 동안 나는 반대쪽에 앉아서 내 입김이 얼굴에 닿는 것을 느끼고 있다. (…) 나는 2주 동안 엄마를 껴안을 수 없다. 그보다 더 황당한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지금까지 아무도 엄마를 안아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시인·소설가 수전 헨더슨)

“우리는 서둘러 여든두명에게 줌 청첩장을 보냈고, 그 가운데 약 일흔명의 친구와 가족이 이튿날 오후 다섯시 반에 줌 결혼식에 참석했다. (…) 우리의 가상 하객들 가운데 일부는 잠옷 바지에 멋진 모자를 쓰고 긴 하얀색 장갑을 꼈다.”(편집자·소설가 지나 프란젤로)

<안부를 전합니다>는 미국 작가 70명이 포착한 팬데믹 시대 일상의 단편을 조각보처럼 이어붙인 책이다. ‘언택트 위로’가 펼쳐진 장례식부터 파자마 결혼식까지, 작가들은 촉수를 곤두세워 코로나19로 달라진 세상을 표현한다. 22년 동안 일했던 서점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작가 케빈 샘프셀은 “사람들이 이제 자신만의 작은 구명보트에 올라탔다”고 전하고, 모험을 꿈꾸며 은퇴까지 앞당겼던 딘티 W. 무어는 갑자기 주어진 텅빈 시간 안에서 “젠장”을 연발한다. 캐럴라인 리빗은 숱한 죽음 속에서도 끝내 풀리지 않는 언니와의 관계를 토로하고(‘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매 간의 멀어지기’), 애나 퀸은 “외로움과 고독 사이 어디쯤”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이 책은 25년차 저널리스트 제니퍼 하우프트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작가와 독자의 ‘심리적 안전망’이자 ‘문화적 허브’였던 독립서점이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처하자, 지원금을 모으기 위해 작품집을 구상했다. 그가 평소 알고 지낸 작가들에게 도움을 청하자 24시간 안에 수십명의 작가가 참여 의사를 밝힌 답신을 보내왔다고 한다. 작가 70명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하면서, 당신도 당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은 연대가 이루어지기에 가장 좋은 지점이고, 거기에서 힐링이 일어날 것이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