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UTIQUE 편집장 레터
지면 개편을 통해 또 한 번 더 정통하고 한 발 더 나아간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더 부티크’가 다음 달이면 창간 4주년이 됩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새삼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는 2017년 말부터 조금씩 ‘지원 사격’하는 것으로 ‘더 부티크’에 대한 애정을 표하다 2018년 중순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많은 분의 지원이 뒷받침됐습니다.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글로벌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시계·주얼리, 뷰티 브랜드 등을 포함해 자동차·가구·가전·오디오 등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더 부티크’와 적극적으로 만났습니다. 독자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를 루이비통 남성복 디자이너 임명 이후 국내 처음으로 인터뷰 하는데 성공했고, 지난 1월호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건축가 렘 쿨하우스와의 대화부터 시작해 건축, 인테리어, 미술, 음악, 스타트업까지 정말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대체 모르겠는 이 남자와 대화하려 준비해 읽은 자료만 수백 페이지가 넘는 것 같습니다. 건축을 배운 그는 프라다의 뉴욕 플래그십스토어를 지은 렘 쿨하우스의 작업을 보면서 패션과의 접점을 생각해냈다고 했었습니다. 또 미국의 마크 제이콥스가 프랑스 루이비통의 디자이너로 임명되면서 공고해 보이던 프랑스의 장벽도 뚫을 수 있겠다 싶다 했지요. 그는 결국 루이비통 108년 역사상 첫 흑인 디자이너가 됩니다.
건축부터 구찌를 지금의 구찌로 만든 천재적인 사상가 알레산드로 미켈레 디자이너와는 줌(zoom) 인터뷰로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집요하게 찾고, 예술적인 가치를 계발하고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새로운 영감을 주는 그의 ‘선배’로서의 역할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시기입니다. 사진 속 그는 화려했지만, 주로 청바지에 티셔츠 모자 차림이었던 그는 검소하고 상대의 가치를 높일 줄 아는 이였습니다. 쇼가 끝나면 직원들을 모두 안아주면서 서로 응원하는 것도 그의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죠. 존재 자체가 ‘꿈’이라고 말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과 두 번 인터뷰 하면서, 두 번째 인터뷰를 부티크에 펼칠 수 있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며, 유머러스함으로 듣는 이를 들썩이게 하는 점이 그를 항상 젊게 하는 듯했지요. 언제나 꿈꾸던 그에게 ‘꿈’이란 단어는 랄프 로렌과 동의어 같았습니다. 발렌티노 피엘파올로 피치올리 역시 두 번 만나 시인 같았던 그의 철학을 엿봤습니다. 매일 수많은 신문과 책을 읽고, 괴테와 니체를 권하며 이 남성의 학문적 근면성실함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디자이너 다니엘 리의 첫 밀라노 컬렉션을 무대 뒤까지 현장 스케치한 것도 역시 ‘더 부티크’를 통해서였습니다. 그의 수줍은 모습과 달리 대담한 작품에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각 브랜드 CEO가 가장 먼저 찾는 것도 ‘더 부티크’였습니다. 까르띠에 CEO와 오메가 CEO, 몽블랑 CEO 등 각 분야를 선도하는 이들 목소리를 통해 업계 트렌드와 브랜드 전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혼자로는 할 수 없었습니다. 매번 화려한 지면을 완성하는 ‘더 부티크’ 편집팀과 전국 어디든 발로 뛰는 광고팀의 협업이 어우러져 한 땀 한 땀 만들어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대가 찾아옵니다. 이제 부티크도 지면 개편을 통해 또 한 번 더 정통하고 한 발 더 나아간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CEO라운지’를 통해 각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습니다. 또 최근 명품 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속가능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트렌드도 꾸준하게 소개합니다. 글로벌 남성 전문 쇼핑플랫폼 ‘미스터포터’와의 제휴를 통해 남성 패션을 제안합니다. 1면과 8면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예정입니다. 궁금한 점이나 더 듣고 싶은 이야기 등이 있으면 theboutique_chosun@naver.com 로 보내주시면 최대한 지면 제작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금씩 더 나아지는 ‘더 부티크’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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