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회사 때리기… 바이든도 시동걸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4.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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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중국의 반도체 칩 설계 회사에 대한 제재를 추진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회사는 미국의 유명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케이던스(Cadence)’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중국군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반도체 칩을 설계했다고 한다.

WP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제재안을 검토 중인 회사는 중국 톈진에 있는 ‘파이시움’(Phytium·飛騰)이란 반도체 칩 설계 회사다. 2014년 8월 설립된 파이시움은 민간 반도체 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군의 연구 기관인 ‘국가수퍼컴퓨팅센터’와 국영 기업 ‘중국전자(CEC)’, 톈진시 정부가 합작해 세웠다고 한다. 이 중 ‘국가수퍼컴퓨팅센터’는 중국군의 주요 연구 기관인 ‘국방과기대학(NUDT)’이 운영하는 연구소다. NUDT와 이 센터는 중국의 핵 활동에 관련된 혐의로 2015년부터 미 상무부의 제재를 받고 있다. “파이시움 간부들은 민간인처럼 옷을 입고 다니지만 대부분 NUDT의 전직 장교”라는 것이다.

게다가 파이시움은 중국군 산하의 기체역학연구소인 ‘중국공기동력연구개발센터(CARDC)’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CARDC는 미사일 확산에 기여한 혐의로 1999년부터 미국의 무역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최근엔 태평양상의 미군 기지와 항공모함, 대만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파이시움은 이런 CARDC의 무기 연구에 필요한 수퍼컴퓨터에 들어갈 반도체 칩을 설계해줬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회사 케이던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미국 기술로 설계한 반도체의 실제 생산은 대만에 있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에 맡겼다. 미국과 대만을 공격할 무기를 미국과 대만 회사들을 활용해 개발하고 있는 셈이다.

WP는 “파이시움과 CARDC의 파트너십은 중국이 어떻게 미국 기술의 도움을 받아 민간 기술을 전략적 군사 목적으로 은밀히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파이시움과 몇몇 중국 회사를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리려 했으나 시간 부족으로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제재안이 바이든 행정부로 넘어가 현재 상무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조만간 미국 상원에서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초당적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 안보 문제로 보고 있다. 지나 러만도 상무장관은 이날 “특히 반도체 같은 핵심 산업은 국내 생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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