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켜는 0.001초의 순간, 당신의 개인정보가 팔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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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스마트폰에서 보는 광고는 우연이 아닙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0.001초 사이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당신이 볼 '타깃 광고'에 대한 경매가 진행됩니다."
자녀와 함께 공원으로 이동하면서 켠 지도앱, 자녀 선물로 검색한 쇼핑앱 이력 등 다양한 수집 데이터가 광고주와 공유된다.
애플이 광고주들이 어떻게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맞춤 광고를 침투시키는지 과정을 보여준 이유는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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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성향별 타깃 광고에 활용..정보 거래로 年 253조원 수익 올려
애플이 7일 ‘당신의 데이터는 어떤 하루를 보내는가’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광고 시장의 민낯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등에서 생성된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실태가 낱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자의 화면에 노출된 광고가 선정되기까지 앱 개발자와 데이터 브로커, 광고 중개업자, 광고주 등이 관여한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최초의 빅브러더는 앱 개발자다. 아침에 본 뉴스와 휴일에 방문한 공원 및 매장 정보, 스마트TV로 본 광고와 검색, 영화 등 세세한 정보가 앱에 달린 ‘개인정보 추적기’를 통해 차곡차곡 수집된다. 애플 조사 결과 앱 하나당 평균 6개의 추적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데이터 브로커들이 구입한다. 사용자와 어떠한 거래나 접점도 없는 제3자의 손에 들어간 데이터는 브로커와 광고주, 중개업자 사이에서 짜깁기, 공유되면서 정교한 타깃 정보로 재탄생한다. 제과점을 방문한 위치 정보에 구매 이력, 조깅 데이터 등이 덧붙여지면서 사용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광고 생태계에서 ‘살을 빼고 싶지만 빵은 먹고 싶은’ 소비자 그룹으로 재분류된다.
데이터 암시장의 대미는 광고 경매다. 사용자가 앱을 여는 순간 광고 중개업자들은 광고 공간이 경매에 올라왔다는 사실을 공지한다. 자녀와 함께 공원으로 이동하면서 켠 지도앱, 자녀 선물로 검색한 쇼핑앱 이력 등 다양한 수집 데이터가 광고주와 공유된다. 이 사용자에게 광고할 만하다고 판단한 회사는 온라인 입찰에 참여한다. 이 모든 과정이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뤄진다. 광고주나 대행사는 광고를 노출한 뒤에도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했는지, 상품을 구매했는지 등을 확인했다.
애플은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수백 개로 추정되는 데이터 브로커 업체들이 각각 평균 7억 명씩의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브로커들은 이 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소비자 유형을 최대 5000가지로 분류해 관리한다. 애플은 “사용자들은 하루 동안 자신의 개인정보가 얼마나 수집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이러한 거래가 일어날 것을 알고 개인 정보 제공을 승인한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브로커 업체들이 실시간 광고 경매 등 데이터를 거래하며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2270억 달러(약 253조 원)에 이른다.
애플이 광고주들이 어떻게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맞춤 광고를 침투시키는지 과정을 보여준 이유는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에 따른 것이다. ATT는 아이폰, 맥북 등 애플 생태계 안에 있는 모든 앱에 적용된다. 업체들은 데이터 수집에 앞서 사용자들에게 “이 앱이 다른 회사의 앱과 웹사이트에 걸친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허용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사용자가 원치 않으면 개인 정보 추적이 원천 차단된다. 이 기능은 이달 중 애플운영체제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본격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ATT로 온라인 광고 및 정보의 주도권이 데이터 관리 업체에서 사용자 개인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쉽게 말해 사용자들에게 데이터 빅브러더 업체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투명 망토’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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