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주인인 화웨이.."지배구조 삼성 등 韓기업서 배워"
종업원지주제(ESOP) 채택..런정페이 지분 0.9%
12만명 직원이 주주..주주대표가 이사회 선출
"삼성 등 韓기업에 지속가능성, 가치관 배워"
"美 정책 관계없이 韓과 협력 강화하고파"
화웨이는 상장하지 않고 직원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종업원지주제(ESOP)를 시행 중인 회사라고 소개했다. 창업자인 런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2020년말 기준 0.9%에 불과하다. 나머지 99.1%는 직원들이 나눠갖고 있다. 45세 이상 8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들은 퇴직 후에도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현재 1주당 가격은 7.85위안이고 340억주가 발행됐다. 약 2700억위안(약 46조원) 규모다.
화웨이는 지난 2019년 회기때 12만명을 위한 투표소를 전세계 170여국에 차렸고, 투표권이 있는 8만6514명 가운데 98.6%가 투표해 115명의 주주 대표를 선출했다. 이들은 17명의 이사회 맴버와 감사위원회를 선출하고 매년 보고서로 공개하고 있다. 또한 주주배당, 자본증감, 회사 경영에 필요한 규정 등을 보고받고 승인하는 미팅을 매년 개최한다.
화웨이 부총재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한 장시성(江西生) 화웨이 이사회 수석사장은 3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노동과 자본이 공존하는 제도”라며 “우리는 이를 ‘종업원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물론 노동이 있으니 사회주의도 결합돼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가 상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장 수석사장은 “우선 자본이 부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이 제도가 맞다고 봤다”며 “화웨이가 짧은 시간 발전했던 원동력은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고수했던 것인데, 상장회사였다면 외부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한다. 외부 투자자는 대부분 단기적인 이익만 생각하지만 직원들은 수익을 장기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매년 실적을 발표한 후 직원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고 있다.
장 수석사장은 “우리는 이사회 제도를 만들면서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도 많이 공부했다”며 “이들 기업은 오너가 완전히 지배하고 있지만 경영을 잘하고 경제 발전이나 전세계 사회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직원의 지분이 가족 지분이라고 보고 이들이 어떻게 기업을 관리하고 승계하고 오래 지속하는지 가치관을 배웠다”면서 “직접 그들과 교류하기도 하고, 또 삼성 출신의 컨설턴트를 초빙하기도 했으며 스스로 책 등 문헌을 통해서도 공부했다”고 부연했다.
장 수석사장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국가 발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나 국가 정책이 전체적으로 성공했다고 본다”며 “이성적이고, 개방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폐쇄적일 수록 기술은 더 낙후하는 것 같다”며 “미국이 왜 화웨이의 5G를 견제할까. 사실 그들이 과거 3G를 선도했을때 폐쇄적인 정책을 썼고, 그래서 점점 낙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처럼 시장이든 산업이든 개방해야한다”며 “화웨이도 이 시장을 끌어안고, 파트너들을 품고 있다. 그래야 더 많은 발전을 할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초기에 가장 빨리 개방했던 분야가 통신이고, 그 시장이 발전하면서 전체의 ICT 산업을 이끌었다”며 “중국은 계속 더 개방해야 한다. 다른 나라가 폐쇄적으로 변한다해서 우리도 그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장 수석사장은 한국 기업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화웨이와 함께 한다면 중국 시장 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서 그는 “타인의 태도는 제어할 수 없지만, 스스로를 잘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의 정책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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