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후보' 후보 5명 1.91% 득표..의미 있었지만 함성은 못됐다

임재우 2021. 4. 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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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운 5명의 후보들(김진아·신지혜·신지예·송명숙·오태양 후보)의 성적을 합산한 결과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5명 후보'가 존재 자체로 보여준 의미에 주목하며 "두 거대 정당이 모두 본질에서 벗어난 선거판에 머무는 사이, 소수정당들은 양당 체제의 근원적 한계 속에서도 어찌 됐건 성평등 의제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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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3843표, 득표율 1.9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운 5명의 후보들(김진아·신지혜·신지예·송명숙·오태양 후보)의 성적을 합산한 결과다. 3년 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내걸고 출마한 신지예 당시 녹색당 후보는 8만2874표, 1.67%의 득표율로 4위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후보는 4명이 늘었지만 표는 1만여표 느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5명의 후보가 이번 선거를 ‘왜 하는지’ 일깨우고, 양대 정당이 외면하는 ‘성평등’을 의제화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5명 후보’가 존재 자체로 보여준 의미에 주목하며 “두 거대 정당이 모두 본질에서 벗어난 선거판에 머무는 사이, 소수정당들은 양당 체제의 근원적 한계 속에서도 어찌 됐건 성평등 의제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고 짚었다.

공통으로 ‘성평등’ 기치를 내걸었지만 다섯 후보가 저마다 차별적인 의제와 선거방식을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는 탄소중립·동물공존·데이터주권 등 기성 정치권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의제들을 중심으로 공약을 구성했다. 신지예 후보의 ‘팀서울’은 각자 다른 전문성을 가진 6명의 부시장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앞세워 눈길을 끌었다. 미래당 오태양 후보는 양대 정당 후보들이 회피한 ‘성소수자 인권’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이들 후보가 성평등 정책과 더불어 기성 정치권이 간과하거나 정책·입법 과정에서 무시했던 미래지향적 대안들을 내놨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선거는 결과로 말한다’는 냉정한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각 후보가 구심점 없이 ‘각자도생’식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양대 정당의 맞대결에 의미 있는 균열을 내지 못했다는 비판은 뼈아픈 대목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치력을 발휘해 일정한 득표력을 가진, 무게감 있는 후보를 한명 만들어냈다면 선거 국면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구호를 외치고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는’ 모양새에 그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소수정당의 후보들에게 부족한 것은 “거창한 의제가 아니라 작지만 시민들에게 근접한 정치 단위에서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는 행정적 경험”이라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권수현 대표는 “청년이나 성평등을 앞세운 정당들이 시장이나 국회의원같이 돋보이는 자리에 집중하는 모습이 아쉬울 때가 있다”며 “기초의회 등 작은 단위에서부터 의제를 실현해나가는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시민들에게도 신뢰가 쌓일 것이다.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정치적 경로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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