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출신' 주현미 "망해가는 약국에 갇혀 있기 싫었다"→"가수 딸, 호텔경영학 조기졸업"('수미산장')[종합]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수미산장' 트로트 퀸 주현미가 인생사를 들려줬다.
8일 방송된 KBS2 '수미산장'에는 '레전드 트로트 퀸' 주현미가 딸 임수연과 함께 출연했다.
이날 주현미는 딸이자 가수 임수연과 함께 등장했다. 주현미는 "딸과 단둘이 여행은 처음이다"라고 전했고, 임수연은 "엄마가 너무 바빠서 여행갈 기회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주현미와 임수연을 반갑게 맞이했다. 주현미는 과거에 한동안 활동을 안했을 동안 이상한 루머가 돌았었다고. 김수미는 "사망설이 돌았었다"고 회상했고, 이에 주현미는 "저랑 전혀 상관없는 소문이었다. 어짜피 진실은 아니니까"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주현미는 육아를 위해 활동을 줄였었다고. 임수연은 '엄마가 유명한 가수인걸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에 "공연에 따라가면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알았다. 주입식 교육도 있었다. 물어보지도 않났는데 아빠가 '엄마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아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수미는 '엄마가 약사 하다가 가수하신것도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수연은 "그것도 많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엄마에 대해 검색도 해봤다. 새로운 엄마를 발견했다"며 "엄마를 선배 가수로 보기는 어려운것 같다. 가수로서 엄마의 이미지는 아직도 낯설다. 하지만 엄마가 대단하다는 건 항상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임수연은 엄마 주현미에 대해 거침없이 폭로했다. 그는 "엄마는 게으른 편이다. 누워서 나무늘보처럼 계신다. 집에 있는데 전화를 건다. 또 촛농을 떨어트리고 굳을 때까지 기다리신다. 촛농멍을 하신다"고 말해 주현미를 당황케 했다.
주현미는 밴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기타리스트였던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주현미는 "신인 가수 시절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함께 40일간 해외 순회공연을 갈 기회가 있었다"며 "다니는 동안 정말 친하게 지냈다. 특히 유난히 남편과 더 친해졌다. 당시는 스마트폰도 없던 때라 각자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만나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막상 약속 장소에 나가자 사진을 들고 나타난 사람은 주현미와 임동신뿐이었다. 주현미는 "생각해 보면 사진은 그냥 핑계였고, 우리 둘만 꼭 보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렇게 하다 보니 만나게 됐다"고 웃었다. 산장지기들이 '비밀 연애' 기간을 궁금해 하자 주현미는 "2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썸' 이야기에 쑥스러운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딸 임수연은 "부모님도 부부싸움 할 때는 피 터지게 하신다"며 "엄마는 공격수가 아니라 수비수 스타일로, 절대로 사과하지 않고 버틴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도 임수연은 "근데 제가 보면 아빠가 잘못하는 것 같다"고 '엄마 편'을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주현미는 딸 임수연이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때 반대했다고. 주현미는 "딸이 공부를 너무 잘해서 아까웠다. 그리고 이미 오빠가 버클리 음대를 다니고 있었다. 둘다 음악을 한다고 하고, 연예계 생활이 힘든걸 아니까 반대했다. 대신 일반 학부 졸업을 하고 그때까지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기념 앨범을 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임수연은 호텔경영학과 조기졸업을 한 뒤 음악을 하기 위해 귀국했다. 주현미는 "유명 호텔에서 스카우트 제의까지 왔었다"고 아쉬워했지만 이내 "딸의 자작곡을 들었는데, 자유로우면서 신선함을 느꼈다. 지금은 딸의 팬이다"고 말했다.
'약사 출신 엘리트 가수'로 불리는 주현미는 노래를 잘하던 어린시절부터, 약사 커리어를 버리고 트로트 가수가 되기까지의 인생사를 들려줬다.
풍류를 사랑했던 주현미의 아버지는 딸의 재능을 키워주고 싶은 마음에 중학 시절 작곡가 정종택에게 레슨을 시켜주는 한편, 중 2 때는 주현미의 노래를 담은 기념 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여자도 전문직으로 일을 해야 평생 당당할 수 있다"며 가수 생활을 반대했다. 이에 주현미는 어머니의 뜻대로 약대 졸업 후 약국을 경영하게 됐다.
하지만 주현미는 "약국을 차리긴 했는데, 제 약국은 점점 망하고 있었다"며 "그 답답한 약국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약사 시절의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던 중 중학교 시절 스승인 정종택 작곡가가 직접 주현미의 약국을 찾아와 "옛날 그 꼬마가 어떻게 컸는지 궁금했다"며 "노래를 하고 싶지 않으냐"고 묻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주현미는 다시 노래를 이어가게 됐고, 그러던 차에 놀라운 기회가 다시 찾아오면서 '트로트 퀸'의 자리에 가까워졌다. 쉼 없이 달려온 30여년의 가수 인생을 돌아보던 주현미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관객을 만날 수 없다는 현실에, 공황이 올 것 같다"고 아픈 마음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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