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삼성전자의 현지 반도체 공장 증설 지원하나

조미덥 기자 2021. 4. 8. 22: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상원,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충 법안 조만간 발의

[경향신문]

법안엔 미국 내 생산 역량 확대 지원, 해외 수입품엔 규제 담길 가능성
반도체 부족 사태 해결 넘어 ‘글로벌 공급망’ 근본부터 재구성 구상
바이든, 12일 삼성전자 등 관련 업체 백악관에 초청…협조 요청할 듯

미국 상원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충을 위한 법안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오는 12일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업체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회의를 열기로 한 데 이어 관련 법안까지 준비키로 하면서 장기화하는 반도체 부족 사태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이 삼성전자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수 있는 기회가 됨과 동시에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 법안의 필요성에 대한 연설이 끝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다가 “초당적 그룹이 3~4주 전 컴퓨터 칩 문제로 찾아왔다”며 “그들은 ‘우리는 우리의 공급망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며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그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안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키우기 위한 지원과 규제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가 미국에 생산 시설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은 업체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내용이 담길 수 있다.

미국에선 올 초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단체인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 5일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생산되는 차량이 128만대 감소하고 앞으로 6개월 동안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번 사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기지가 대만과 한국 등 중국과 가까운 국가들에 몰려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대만과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력이 강화되면 반도체 공급망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발빠른 대응은 자동차 업계가 다수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고, 자동차 노조의 표심이 대선의 당락을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는 배경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2조2500억달러(약 2513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서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반도체에 투자키로 하는 등 대응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2일엔 백악관에서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제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주재로 열리며 완성차 업체에서는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와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 반도체 업체에서는 팻 겔싱어 인텔 CEO 등이 대면 또는 화상으로 참석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초청을 받았으며 반도체 부문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나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부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시설 증설을 촉구하고 그에 대한 지원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세계 2위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이미 운영하고 있고, 최근 들어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