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피해지 모내기 막막.."목숨 걸고 작업 안 해"

하초희 2021. 4. 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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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영농 준비가 한창인데요.

이제 보름 정도만 지나면 국토 최북단 강원도 철원에서도 모내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수해를 입었던 일부 논은 아직 농지 정리도 하지 못한 상탠데요.

지뢰 때문입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닐로 덮인 판이 온실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제 막 쌀알을 뿌려 놓은 모판입니다.

1주일 정도 지나면 푸릇푸릇 싹이 올라오고, 다음 달엔 논으로 옮겨 심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작 모를 심어야 할 논은 땅도 고르지 못한 상탭니다.

지난해 수해로 물에 잠겼던 농경지입니다.

밀려든 토사가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지뢰가 묻혀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농작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해 여름 수해가 끝난 뒤 군부대와 민간업자의 지뢰 탐지 과정에서 이 일대 논 주변에서 지뢰가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논 바로 옆에서 둑 보수 공사를 하는 중장비 기사도 논에는 안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신중기/굴착기 기사 : "확인이 안 되니까, 그냥 뭐 장비 굴려가 보고 목숨 내놓고 작업을 할 수는 없다 이 말이죠."]

커다란 굴착기도 못 들이겠다는 땅에 자그마한 모내기 기계를 들여놓을 사람이 있을지 걱정입니다.

[오세종/농민 : "돈을 조금이라도 더 주고 구하려고 해도 장비를 구할 수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농사를 짓는다는 자체가 참 막연합니다."]

만약 사고가 나면 보상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이라도 있어야 농사가 가능할 형편이라고 주장합니다.

[최종수/농민 : "사고가 생겼을 때 모든 책임을 정부에서 져야된다 그런 얘깁니다. 인사 사고는 개인이 책임진다는 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지뢰 제거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하초희 기자 (chohee2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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