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당 보행 불편 44건..장애인 앞에 '장애물' 많다
[경향신문]
지장물 등 5개 항목 대상 조사
7만4320건 설치기준 안 맞아
보도 턱·점자블록 미비 ‘최다’
시 “우선지역 지정 순차 정비”
시각장애인이 가장 많이 신는 신발 종류는 무엇일까. 남녀노소 가장 많이 선택하는 신발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다. 비장애인들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턱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자칫 넘어져서 발목이 부러질 수도 있는 위험요소가 된다.
서울시 ‘교통약자 보도환경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은 서울시내 보도 평균 1㎞당 44건의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보행 시 겪는 불편함과 위험 정도를 파악해 개선하기 위한 ‘교통약자 보도환경 실태 전수조사’를 마무리하고, 순차적으로 보행환경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실태조사는 2019년 강북권을 시작으로 지난해 강남권까지 시내 보도 총 1671㎞에 대해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인 27명을 포함해 총 52명의 현장조사원이 투입됐다. 장애인이 직접 걸으면서 보도의 불편·위험 정도를 파악한 것이다.
조사 항목은 보도 평탄성과 지장물(시설물, 창고, 수목 등) 존재 여부, 횡단보도 턱낮춤·점자블록 설치 여부, 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 신호등 잔여시간표시기,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 설치 여부 등 5개였다.
조사 결과, 총 7만4320건이 설치기준에 맞지 않거나, 교통약자들의 보행에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당 44건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횡단보도 턱낮춤과 점자블록 시설 관련 불편이 전체의 40.5%(3만114건)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횡단보도 진입부에는 휠체어·유아차 이용자 등이 불편없이 보행할 수 있도록 단차를 2㎝ 이하로 해야 하고,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점자블록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또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35.4%, 2만6330건), 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19.5%, 1만4525건) 순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보행 불편사항 중 즉시 개선이 가능한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장애인단체와 협의해 시급성을 감안한 우선정비 필요 지역을 지정, 먼저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또 이러한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 조사는 장애인이 보행 불편사항을 직접 조사해 체감하는 불편사항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시설물 설치 전인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통약자를 위한 사항을 먼저 검토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보도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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