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위 줄이고 부동산 규제 풀고..서울시 정책 171개 손볼 듯

류인하·한대광 기자 2021. 4. 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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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서울시, 정책 변화 얼마나 될까

[경향신문]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급격한 정책변화 없을 것 시사했지만 대부분 ‘수정·보류’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도 풀릴 듯…의회와 협치가 관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주어진 임기는 1년2개월이다. 이 기간은 서울시민들이 향후 4년을 더 맡겨도 될지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박원순 지우기’ 역시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4·7 재·보궐 선거 매니페스토 비교 분석을 위한 질의서’를 보면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임기 동안 시행했거나 준비해온 정책 229개 가운데 58개만 원형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나머지 정책은 수정·보완되거나 보류·폐기될 가능성이 있다.

오 시장은 8일 시 간부급 직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전임 시장(박원순)이 와서 처음으로 그 전임 시장(오세훈)의 일을 뒤집고 했던 기억이 선명할 것”이라며 임기 내 급격한 정책변화는 없을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시정을 바라보는 철학이 다르고 원칙이 다르기 때문에 뭔가 좀 수정하는 일들은 조금씩 있을 수는 있겠다. 전혀 없다고 장담은 못 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두 시장이 과거 시정운영에서 보여준 철학과 원칙은 간극이 넓다. 박 전 시장은 ‘절차’와 ‘합의’를 중시한 반면 오 시장은 ‘효율성’에 방점을 뒀다. 각종 절차와 규제가 폐기되거나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시민위원회’와 ‘부동산 규제’다.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만들어진 각종 시민위원회는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노동정책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숙의예산제,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민주주의 서울’ 등도 축소되거나 폐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의 제1공약은 규제 완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이다. 각종 재건축·재개발 기준 역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은 “재개발은 2015년부터, 재건축은 2018년부터 신규지정이 중단돼 있는 상태”라며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를 통해 노후주거지의 신규구역지정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2015년 재개발정비사업에 ‘주거정비지수제’를 도입해 노후건축물과 가구 밀집도 외에 여러 기준을 동시에 적용해 필수충족요건을 만족하고 세부규정이 일정 점수 이상이 돼야 신규구역을 지정해왔다.

서울의 주거지역 용적률·층수 규제 역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 역시 수정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오 시장의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서울시의회’와의 협치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김인호 의장을 면담했다. 오 시장은 김인호 의장과의 면담에서 “소속 정당이 소수 정당이라 솔직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많이 도와 주셔서 (서울시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 정말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시의회 의장인 저도 정당인이고 선당후사를 생각해야 하고, 시의회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차원에서 시정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현재 시의원 109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01명으로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6명이다. 시의회는 오는 19일 열릴 임시회에서 ‘내곡동 특위’ 구성을 예고했다.

류인하·한대광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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