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혁신" 외침뿐인 여 지도부 '총사퇴의 변'

박광연 기자 2021. 4.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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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 반성·쇄신 메시지 없어..재·보선 '심판 민심' 안이한 대응 지적
비대위원장에 '3선 중진' 도종환..새 대표는 일정 당겨 내달 2일 선출

[경향신문]

고개 숙인 여당 지도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궐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8일 총사퇴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당대표를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다음달 2일 선출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빠르고 질서있는 수습을 통해 11개월 남은 대선을 대비하겠다는 뜻이지만, 구체적인 반성과 쇄신 메시지가 빠져 재·보선에서 확인된 ‘심판 민심’에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당 쇄신·혁신 방안을 두고 민주당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저히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며 “지도부 총사퇴가 이러한 성찰과 혁신의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종민·노웅래·양향자 등 최고위원 7명이 함께했다.

지도부 총사퇴는 이날 오전 열린 화상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일부 의원들이 ‘질서 있는 쇄신이 중요하다’며 지도부 총사퇴가 능사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지도부 총사퇴로 뼈를 깎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의원 다수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6일 원내대표, 다음달 2일 당대표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보다 원내대표 선거는 약 한 달, 당대표 선거는 일주일 일찍 치러지는 것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도부 총사퇴의 진정성을 살리고 하루라도 빨리 변화와 혁신, 성찰을 이뤄내고자 원내대표·당대표 선출 일정을 최대한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당대표 등 지도부가 선출되는 다음달 2일까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된다. 비대위원장은 친문재인(친문)계 중진인 3선의 도종환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맡기로 했다. 비대위원은 민홍철·이학영·신현영·오영환·김영진 의원과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으로 구성됐다.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이어 받으면 도 의원은 비대위원으로 활동한다.

원내대표에는 윤호중·안규백·김경협·박완주 의원, 당대표에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새 지도부 선출 절차와 맞물려 민주당 내에서는 재·보선 패배와 관련한 혁신 방안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 과정에서 의원들 및 당원들과의 소통을 전면화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민주당이 반성하고 혁신하고 견지해야 할 내용들이 충분히 논의되고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개혁과제 완수를 강조하는 세력과 당의 기조 전환을 시도하는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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