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반칙 하나..만리장성 넘어 도쿄로 가는 길 '먹구름'

고양 | 윤은용 기자 2021. 4. 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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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에 '통한의 패널티킥' 1 대 2 패
전반전 강채림 동점골..후반전 파상공격 두터운 수비에 막혀
13일 쑤저우서 PO 2차전..벨 감독 "중, 도쿄 호텔 예약하지마"

[경향신문]

한국 여자축구의 지소연(오른쪽)이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중국과의 1차전에서 1-2로 석패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동점골을 터뜨린 강채림(가운데)이 두 팔을 벌리며 기뻐하는 장면. 연합뉴스

이번에야말로 중국을 넘어서겠다는 한국 선수들의 투지는 대단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나온 뼈아픈 반칙 하나가 씁쓸한 패배로 이어졌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한국에 중국은 오랜 기간 넘어서지 못한 높은 벽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중국과 37차례 맞붙어 4승6무27패로 크게 밀렸다.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1-0승) 이후 5차례 대결에서 1무4패로 밀렸다. 한국은 그 5경기에서 1골만 넣고 7골을 내줄 정도로 철저하게 밀렸다. 벨 감독 부임 이후인 2019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에서 0-0으로 비기면서 간신히 흐름을 바꿨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역사를 만들고 싶다”던 벨 감독은 조소현(토트넘 위민)과 이금민(브라이턴 위민) 등 팀 합류가 늦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두 핵심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지소연(첼시 위민), 이민아(인천현대제철) 등 투입 가능한 정예멤버들을 모두 출전시키며 1091명의 홈팬들 앞에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경기 초반 중국의 파상 공세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전 중반으로 접어들며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다 전반 33분 장신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달아오르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강채림 \'동점골!\'. 연합뉴스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은 6분 뒤 곧바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지소연이 중원에서 볼을 가로챈 뒤 그대로 역습으로 끌고 갔고, 오른쪽을 돌파하던 강채림(인천현대제철)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다. 이를 받은 강채림이 빠르게 중국 수비를 돌파했고,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중국의 골망을 갈랐다.

1-1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중국의 골문을 위협하며 역전골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하지만 후반 26분 교체 투입된 손화연(인천현대제철)이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걷어차는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후반 28분 키커로 나선 왕솽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다급해진 한국은 이후 이금민과 여민지(스포츠토토) 등 공격자원을 모조리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중국의 수비를 넘어서는 데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홈에서 열린 1차전을 내준 한국은 오는 13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원정 2차전을 큰 부담을 안고 치르게 됐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홈에서 2골을 내주고 패한 한국은 2차전에서 2골 차로 이기거나 1골 차로 이기더라도 3골 이상 넣어야 한다. 2-1로 이기면 연장전을 펼친다.

벨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1차전을 잘 분석하겠다. 1-1로 비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중국 쪽에는 ‘아직 도쿄에 호텔 예약을 안 해도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고양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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