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코로나19 악조건 극복하는 '컨테이너 미술관'

지종익 2021. 4. 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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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문화생활조차 마음껏 할 수 없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컨테이너를 활용한 비대면 전시 공간이 곳곳에 설치돼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가볍게 집 앞을 거닐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담한 미술관들.

지종익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저수지를 둘러싼 공원 산책로 한 켠에 깔끔하게 단장한 컨테이너.

오후 6시가 되자 파란 간판에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커튼이 올라갑니다.

유리 건너 하얀 벽면에는 봄을 알리는 매화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공원을 거닐던 주민들은 잠시 발길을 멈추고 작품을 감상합니다.

[이소은/광주시 신창동 : "지나가면서 새로운 게 생겨서 유심히 봤는데 그림이 생각보다 되게 괜찮고 예뻐가지고 눈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밤길에 밝게 해주니까 확실히 더 분위기도 좋아진 거 같고 주민으로서 좋은 것 같아요."]

컨테이너를 간이 전시 공간으로 꾸며 작품을 건 별밤미술관.

자동 타이머가 커튼, 조명, 항온항습장치와 연결돼 저녁이 되면 미술관으로 변신하고, 자정에는 불이 꺼집니다.

지난해 초 순천 조례호수공원에 '해지면 열리는 미술관'이 문을 열었고, 광주 광산구도 권역을 나눠 공원 다섯 곳에 별밤미술관을 마련했습니다.

[김병헌/별밤미술관 기획 담당 : "미술관마다 각각 다른 모양을 하고 있어요. 컨테이너를 구입해서 디자인에 맞춰서 제작을 하는 겁니다. 데크도 깔고... 그리고 이제 작지만은 거의 미술관에 있는 장치들은 다 들어가있어요."]

전시할 수 있는 작품 수가 많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예술가들도 만족합니다.

장르도 미디어아트에서 문인화까지,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광주 광산구 다섯 곳에서 50여 명의 작품 2백여 점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오견규/별밤미술관 전시 작가 : "대부분 작가들이 전시를 정규 미술관에서 하는 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옷을 입어도 정장보다 주말에는 캐주얼로 바꿔 입는 것처럼, 편한 시간에 편하게 가족들과 손잡고 와서 언택트로 이렇게 관람할 수 있는 편의성이 대단히 좋고요. 다른 작가들도 '아 나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구나' 하고 그런 선택의 폭을 좀 늘려주는 의미에서 정규미술관보다는 간이미술관처럼 나온 게 참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의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틈새 속 아이디어가 위축된 문화현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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