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黨同伐異(당동벌이)

박영서 2021. 4. 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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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당, 같을 동, 칠 벌, 다를 이.

당동벌이는 후한(後漢)의 역사를 다룬 후한서(後漢書) '당고열전'(黨錮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후한서의 저자 범엽(范曄)은 이런 현상을 '당동벌이'로 표현했다.

뜻이 다르더라도 서로 돕고, 뜻이 같다고 해도 시비를 따지는 '당이벌동'(黨異伐同)의 시대,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시대가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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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당, 같을 동, 칠 벌, 다를 이. 옳고 그르고 간에 무리를 지어 같은 편이면 무조건 감싸면서 다른 편은 배격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말로 하면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한 패가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반대한다는 뜻이다. 비슷한 성어로 '표동벌이'(標同伐異)가 있다. 자신과 같은 사람은 표창(表彰)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은 내친다는 뜻이다.

당동벌이는 후한(後漢)의 역사를 다룬 후한서(後漢書) '당고열전'(黨錮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의 진(秦)나라가 망하고 등장한 한(漢)나라는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았다. 이로써 유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집단들의 세력이 커지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특정 인물들을 중심으로 분파를 만들어 사사건건 대립하는 일이 흔해진 것이다. 한나라 선제(宣帝) 때 오경(五經) 해석을 놓고 유학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한 적이 있었다. 선제는 해결책을 찾기위해 유학자를 모아놓고 오경 논쟁을 공개적으로 벌이게 했다. 논쟁의 과정에서 유학자들은 서로 관점이 같은 사람끼리 무리를 지으면서 견해가 다른 사람을 배척했다.

후한서의 저자 범엽(范曄)은 이런 현상을 '당동벌이'로 표현했다. 명망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모인, 뜻을 같이하는 무리들을 이르러 '당인'(黨人)이라 불렀다. 그런데 당인 뿐 아니라 외척, 환관 세력까지 황제 주변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권력 다툼을 벌였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서 후한 말년에 두 차례 '당고(黨錮)의 화(禍)'가 일어났다. 그들은 상대방을 무조건 비방하고 몰아붙여 결국 나라를 파국으로 몰아갔다.

수천 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정치에서 이와 꼭 닮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도 우려했던 대로 이전투구 양상이었다. 상대 후보 흠집 내기와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상대방을 배척하면서 표 싸움에만 힘을 쏟았다. 이제 선거가 끝났다. 국민의힘이 압승했고 민주당은 참패를 기록했다. 집권여당의 '내로남불' 행태에 지지층이 대거 이탈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은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뜻이 다르더라도 서로 돕고, 뜻이 같다고 해도 시비를 따지는 '당이벌동'(黨異伐同)의 시대,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시대가 오기를 기원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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