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데만 돈 썼다"..코로나가 바꾼 가계부
[앵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씀씀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가계부를 봤더니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식비와 주거비 같은 꼭 필요한 데만 돈을 썼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사가 안되다 못해 점포 정리에 들어간 옷가게들.
이미 폐업을 택해 빠져나간 곳도 있습니다.
[옷 가게 사장 : "매출이 평균적으로 반도 못 하는 가게도 많은 걸로 알고 있고요. 다들 예전에 벌었던 돈으로 근근이 살고 있지 않나."]
이렇게 소비가 줄어든 상황은 통계에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가계 지출은 한 달 평균 24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3% 줄었습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외출이 줄면서 옷과 신발에 쓴 돈은 1년 전보다 14% 넘게 줄어 한 달에 12만 원도 못 썼습니다.
영화 관람 등 오락문화는 물론 외식과 여행 관련 소비도 뒷걸음질 쳤습니다.
반면, 식료품과 음료 구입은 14% 넘게 늘었고, 마스크 구입으로 보건 관련 지출도 9%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여가 활동이 어려웠던 데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꼭 필요한 곳을 빼곤 지갑을 닫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성태윤/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대면 소비 감소 악화에 따른 부분과 전반적인 경기 상황 악화에 따른 실소득의 감소가 함께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같은 경향은 저소득층일수록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소득 하위 20% 는 전체 5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지출이 늘었는데, 이는 식료품을 사는 데 쓴 돈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 달 평균 지출 105만 8천 원 가운데 식비와 임대료 등 먹고 사는 데만 절반 이상을 썼습니다.
[정구현/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 : "(소득 하위 20% 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2.3%인데 식료품, 비주류 가격 상승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격 증가율이 4.4%로 (오른 영향입니다)."]
팍팍했던 살림살이에 지난해 가계의 필수 항목 지출 비중은 40%를 넘어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김현석
김수연 기자 (kbsk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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