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혁신" 외친 민주당..쇄신도 감흥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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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 저희 부족함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며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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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청와대는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거, 전당대회 등 당내 정치 일정만 앞당겼을 뿐 쇄신의 노력은 없었다. 대변인을 통해 낸 청와대의 입장문도 원론적 수준일 뿐 깊은 성찰과 반성은 전해지지 않았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 저희 부족함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며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15개의 문장으로 이뤄진 성명서에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네 번이나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원래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를 16일, 당 대표 선출을 5월2일로 앞당겨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패배가 확실시된 전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다시 회의를 열었으나 ‘질서있는 수습’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지 말자는 의견이 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의원총회 이후에야 지도부 총사퇴가 결정됐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총 전 두차례 열린 최고위에서 ‘사퇴 불가’ 기류가 강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른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고 갈 비대위원회 구성을 봐도 쇄신은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맡았고, 친문재인 성향 의원이 주축이 된 ‘민주주의 4.0 연구원’ 이사장이다. 비대위원으로 선임된 민홍철·이학영·김영진·오영환·신현영 의원과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도 인적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홍철, 이학영 의원 역시 민주주의 4.0 소속이다. 반성과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비대위원장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당내 사조직 파괴인데 오히려 권장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도 “이번 보궐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이었다. 참패하고 일주일 동안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메시지보다 더 중요한 건 ‘메신저’”라며 “친문의 핵심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히면 국민들이 쇄신이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날도 ‘남탓’을 반복했다. 지도부 사퇴 전인 이날 오전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불공정한 언론보도는) 꼭 이번 선거만 아니라 꽤 오래됐는데 이번 선거에서 좀 더 심했다 본다”며 ‘언론 탓’을 했다. 이후 열린 의총에선 ‘언론 탓 그만하자. 지지자들이 안 나와서 졌다는 건 국민 탓하는 거니까 이런 얘기를 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혁신의 로드맵도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혁신과 성찰의 내용에 대해 “전면적 소통 속에서 앞으로 당이 반성해야 할 내용 등이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며 추상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선거 기간 동안 ‘반성’과 ‘성찰’을 수없이 되뇌었음에도 고민이 없었던 셈이다. 4·7 재보선 참패는 더 큰 패배의 서곡일 수 있다. 한 4선 의원은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채 미봉책으로 마무리되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럴까봐 걱정이다. 내년에 대선도 있는데 더 큰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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