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종인 떠난 국민의힘, 개혁 고삐 더욱 조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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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퇴임했다.
4·7 재보궐선거 승리 하루 만에 자신이 예고한 대로 당을 떠나는 김 위원장에게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당 사무처 직원들은 "당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준 '김종인 매직'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건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당 쇄신을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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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재보궐선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퇴임했다. 4·7 재보궐선거 승리 하루 만에 자신이 예고한 대로 당을 떠나는 김 위원장에게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당 사무처 직원들은 “당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준 ‘김종인 매직’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건넸다.
문제는 이다음이다. 김종인이라는 ‘쇄신의 기관차’를 떠나보낸 국민의힘이 이번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계속 쇄신과 변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이긴 것은 자신들이 잘해서라기보다 집권 여당 심판론의 반사이익을 누린 결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김 위원장도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이나마 받아안을 수 있기까지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당 쇄신을 이끌어왔다. 당명을 바꾸고, ‘임시정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기본소득 도입’ 등을 담아 당의 정강·정책을 개정했다.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었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에 대해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다.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며 사과했다. 또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공정경제 3법’ 통과에 힘을 보탰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정부 여당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컸더라도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주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끈 쇄신 작업이 뿌리를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의힘 내부에는 여전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세력, 시장만능주의자들의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다시 ‘수구 회귀적’ 행태를 보인다면 국민의 시선 또한 순식간에 싸늘해질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부디 더 많이, 빨리, 결정적으로 변화해 국민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깊이 새겨,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바뀌려는 노력을 배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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