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상 입은 이낙연 가라앉고..당분간 이재명 독주 가능성

김상범 기자 2021. 4. 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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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대선 구도 변화

[경향신문]

‘선거 지휘’ 이 위원장 입지 축소
이 지사,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라
일각선 일시적 ‘반짝효과’ 전망도

4·7 재·보선 패배로 여권 내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사진)의 ‘독주’ 구도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상처를 입으면서 그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이 지사 앞에 놓인 과제도 한층 복잡해졌다. 대선 주자로서의 리더십 및 중도층 확장성 검증 등 본격적인 시험대 위에 서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승 효과가 ‘반짝 효과’에 그칠 거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로 기존 대권 지형에서 이 지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선거 패배로 이낙연 위원장의 입지가 더욱 추락하면서 이 지사의 1강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

이 지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에 대한 여권 내 검증도 까다로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직 기반이 취약한 이 지사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중도층 확장성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대선의 풍향계나 다름없는 중도층이 민주당식 개혁 기조에 강한 반감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다소 급진적인 ‘기본정책 시리즈’로 입지를 다져온 이 지사가 얼마만큼 본선 경쟁력을 보일지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친문(재인) 주류와의 제휴도 관건이다.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친문과 벌인 감정싸움의 앙금이 남아 있는 이 지사에게는 이들과의 화해 내지는 암묵적 승인이 필수적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나 이광재·김두관 의원 등도 친문의 ‘유효 카드’로 분류된다. 반면 친문에게 이제 선택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재·보선 패배 등 ‘임기 말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지지율에 연동되지 않고 홀로 상승가도를 달리는 이 지사 외에는 정권 재창출의 방도가 없다는 ‘대안부재론’이 나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일단 ‘정중동’ 기조다. 이 지사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준엄한 (선거)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며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썼다. 패배 이후 지도부 총사퇴 등 숨가쁘게 돌아가는 당내 상황과 거리를 두면서도 승기를 잡기 위한 시점과 전략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반사이익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깔려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이낙연 위원장이 주저앉았다고 이 지사에게 좋을 것은 거의 없다”며 “당분간 방역·민생 등 도지사로서의 기본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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