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나자" 재건축 막힌 목동 11단지 살아난 희망

권한울,정석환 2021. 4.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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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탈락 목동 9·11단지
새 시장 규제완화 실낱 희망
吳시장, 취임전 매부리TV서
"재건축 챙기겠다" 재차 강조
양천·노원·강남·송파구 등
재건축 위주로 아파트값 강세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양천구 목동아파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여의도 파크원 빌딩에서 바라본 목동 일대 아파트 전경. [한주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과 함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 움직임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최근 재건축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11단지는 재건축사업을 위해 오 시장과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목동11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8일 "신임 서울시장과 면담을 통해 적정성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6·17 부동산대책 이후 비슷한 점수를 받아도 어느 단지는 통과하고, 어느 단지는 떨어지는 것이 정당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6·17 대책 이전 재건축 최종안전진단을 통과한 성산시영아파트, 목동아파트 6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각각 53.87점, 51.22점을 받았다. 목동 11단지가 받은 점수는 51.87점이다. 목동 11단지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재건축이 진행되는 단지가 있는 만큼 오 시장과 면담해 재건축 불씨를 다시 살린다는 계획이다.

목동 11단지는 아울러 양천구청에 대한 항의 소송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한 모금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적정성 검토 결과가 양천구청에 전달된 후에도 구청 관계자들이 일주일 동안 아무 연락도 받지 않았고, 소유주들도 언론을 통해 탈락 소식을 들었다"며 "구청 직무유기에 대한 항의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목동 9단지도 새 시장 취임에 맞춰 재건축을 위해 재결집할 태세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9단지는 당장 비용을 모으는 게 쉽지 않겠지만 일찌감치 오 시장이 당선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취임 이후 다시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매부리TV에 출연해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등을 언급하며 "안전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재건축이 늦어진 지역 등을 취임 후 일주일 내에 챙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건축에 대해 적극 의지를 보인 만큼 관련 단지들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 인근 다른 공인중개사는 "단지 전체가 들뜬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역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수립된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가 대폭 수정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있어 새 시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당선으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은마아파트는 2002년 말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2005년 안전진단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정비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했다. 재건축 활성화를 강조한 오 시장 당선으로 서울시가 정비계획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목전에 두고 최근 아파트값이 고공행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의 압구정 2·3구역도 지구단위계획이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재건축 기대감에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매물 하나가 나오면 바로바로 대기자가 낚아채 매물이 즉시 소진된다"고 설명했다. 50층 재건축을 추진했던 강남권 주요 단지들은 2014년 '한강변 35층 규제'가 도입되면서 사업성이 낮아져 한동안 미뤄왔다.

이 같은 기대감에 주요 재건축 대단지가 위치한 지역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첫째 주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와 동일한 0.05%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강남·서초·송파·노원·양천구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속한 지역 아파트값이 특히 강세였다.

송파구가 지난주 0.09%에서 이번주 0.1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서초구(0.08%), 노원구(0.09%), 양천구(0.07%) 등이 상승률 1∼5위를 차지했다.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단지, 서초구는 방배·잠원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송파구는 잠실·방이동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졌다. 노원구는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단지에서 매수세가 이어졌고, 양천구는 최근 목동 11단지가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음에도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여의도, 압구정, 성수 등 과거 오세훈 시장이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했던 곳들 위주로 재건축·재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중앙정부와 협의가 필요하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있어 법을 바꾸지 않는 한 사업이 탄력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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