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성 돋보였던 '원팀' 당청의 변화..정책기조 '중도 앞으로'
정책 동력·결속력 다지지만..규제보단 중도 확장성 고려할 듯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김상훈 기자 = 4·7 재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더 낮은 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했고, 청와대는 분위기 쇄신용 개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여당은 여전히 정책 결속력을 다지고 있지만, 이번 선거 참패로 선명성보단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확장성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8일 오후 재보선 참패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했다. 이후 곧바로 비대위 체제에 돌입,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다음달 2일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대국민 성명서 발표를 통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 저희의 부족함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고 결과를 책임지겠다"며 "새로 선출된 지도부가 민심에 부합하는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 대해 "부동산 대책 관련 견지해야 할 내용 등에 대해 잘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2·4 부동산공급 대책은 일관되게, 더욱 강화된 형태로 추진하겠다"며 "무주택자, 특히 생애 첫 주택구입자, 신혼부부, 청년 등이 서울에서 자기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공급과 규제 완화를 해나갈 것"이라고 기존 규제 일변도의 정부 부동산 대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이번 선거 패배의 도화선이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서 이해충돌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부동산거래원 설치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다만 "당원 의원과의 소통과정에서 모자랐던 것, 또는 보완해야 할 정책들이 있다면, 우리가 과감히 수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이번 재보선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중도층을 야권에게 뺏겼다는 점, 정권심판론이 우세했다는 점 등이 꼽히면서 청와대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도 정책 확장성을 넓히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부동산발 악재로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떨어지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 위기감이 커진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 역시 재보선 결과에 대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 더 낮은 자세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며 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꺼내 들 개각 카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전격 교체된 점에 더해 이번 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민심의 강도가 셌던 만큼 개각의 폭도 상당한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우선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사의를 공식화하고 있는 정 총리 후임으로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원혜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전 무역협회장 등이 거론된다. 여성 총리 후보군으로는 김영란 전 대법관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미경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여기에 이미 사의의 뜻을 밝힌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장수 장관들의 교체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 청와대의 국정운영 기조와 방향이 전환되는 것은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 참패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속도 조절이나 보완책 마련을 통해 중도층에 어필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미세 조정은 민주당에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고 나면 당과 협의하면서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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