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참패 과정' 2007년 대선 때와 닮았다
부동산·민생 문제 민심 악화
열세 엎으려 네거티브 선거
결국 이명박이 승리 가져가
“미워서 안 찍었다.”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이면에는 이 같은 유권자들의 ‘심판’ 여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믿고 선택했던 ‘민주·진보 진영’ 여권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이 마음을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13년 전 대통령선거 등 과거 선거 결과들에서 똑같이 나타난 바 있다. 민주당이 과거 겪은 뼈아팠던 경험을 다시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2007년 대선 때와 “똑같다”고 지적한다.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맞붙은 당시 대선 역시 이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는데, 선거 전후 과정이 이번 보선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이던 당시 대선에서도 유권자들이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실망해 ‘정권 심판론’이 들끓었다. 이 후보는 용적률 확대를 통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부동산 공약으로 이 같은 민심을 파고들었다. 당시에도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네거티브 선거전’에 집중했다. 결과는 ‘역대 대선 최대 표차’인 531만7708표 차이의 참패로 끝났다.
이번 재·보선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등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민심 악화와 함께 공정·정의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민심의 분노가 표출됐고 결과는 비슷했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정책 선거보다는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에 주력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에 앞서 2006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도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 강금실 후보가 나서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었지만 오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때에도 민심은 부동산과 민생경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정권에 ‘회초리’를 가했다.
당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65%가량이 ‘정권교체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지 2년 만의 일이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8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180석을 범여권에 몰아줬던 민심이 1년 만에 뒤바뀐 것은 결국 우리가 스스로 참패의 역사를 되풀이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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