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꺼내며 '세한도' 걸어놓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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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는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고난을 겪을 때 비로소 인격과 인간성이 드러난다는 말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진심의 정치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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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후광 나누며 합당 주도권 쥐려는 듯
“공자께서는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고난을 겪을 때 비로소 인격과 인간성이 드러난다는 말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진심의 정치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지원 유세를 위해 중단된 뒤 13일 만에 재개한 최고위 회의다. 발언하는 안 대표의 배경을 장식한 펼침막에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새겨졌다. 추사가 제주도에 유배됐을 때 세상 소식과 서적을 전해주던 제자 이상적의 한결같음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린 그림이다. 안 대표는 이 그림을 회의실에 걸어둔 이유에 대해 변하지 않는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난을 겪을 때 비로소 인격과 인간성이 드러난다”는 말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및 지원유세를 통해 그동안 ‘철수 정치’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뿌듯한 자기고백’과도 같았다.
이어 ‘이번 서울시장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작년 12월20일, ‘누가 나와도 힘들다’, 이런 상황이었었는데 그때 제가 제몸을 던져서라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야지 그 다음 정권교체 가능하단 신념 하에서 출마선언하게 됐다”며 “그건 꼭 해야만 했던, 그리고 또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해주신 덕분에 야권이 승리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태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야권의 압승 요인을 “문재인 정권의 무능·위선에 따른 반사이익”과 “‘안철수’라는 견인차”를 꼽았다. 안철수-오세훈 단일화를 통해 중도층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고 주장하며 안 대표의 기여를 강조한 것이다.
안 대표는 선거 운동 기간 거론됐던 ‘서울시 공동 운영’ 방안에 대해선 “오세훈 시장님께서 이런 부분에 대해 협조를 구한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실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국민의힘과의 통합 방안에 대해선 “야권 후보 단일화와 보궐선거 승리에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듯이 야권의 혁신과 대통합, 정권교체라는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약속을 지켰고 앞으로 지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선거 승리의 후광을 나눠갖고 ‘정권교체를 위한 진정성 있는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향후 합당 등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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