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국방장관회담..KF-X 공동개발 '상호 호혜적' 협력키로

연규욱 2021. 4. 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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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연체' 인니 공동개발비 분담금 문제 매듭 풀리나
국방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회담 진행돼"
단, 개발비 분담금 관련 세부 논의 안 이뤄져.."향후 실무선에서 협의해나갈 것"
프라보워, 文 대통령 만나 "국방협력 제고 약속"
서욱 국방부 장관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사열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국방부 제공]
한국을 방문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서욱 국방부 장관을 만나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에 대해 상호 호혜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년간 한국측에 지급을 미뤄온 KF-X 개발비 분담금 문제도 향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두 장관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KF-X 공동개발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KF-X는 지난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개발이 시작된 전투기 개발사업으로 오는 9일 1호 시제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가 약 8조8000억 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무개개발 사업'이라고도 불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개발 초기 당시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338억 원을 투자하고, 이 대가로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그러나 2017년 하반기 분담금부터 지급을 미루기 시작했다. 연체금액은 6044억원에 달한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뤄왔던 인도네시아는 그간 분담금 비율 축소를 한국 측에 요구해왔으나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장관이 취임한 것도 한국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프라보워 장관은 "국방예산과 무기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나서며 미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과 전투기 도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인도네시아가 KF-X사업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날 양국 국방장관들이 KF-X 공동개발사업에 대해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그간의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국방장관회담 직후 국방부는 "양 장관은 KF-X 공동개발사업 등 방산 분야 협력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굳건한 신뢰 관계를 상징하는 만큼, 앞으로도 상호 호혜적인 방산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참석한 국방부 관계자는 "그간 인도네시아의 KF-X 공동개발사업 참여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꽤나 말끔히 해소됐다는 게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의의"라고 설명했다.

이날 프라보워 장관은 국방장관회담 이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기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만남에서 프라보워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래의 국방 협력을 제고하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담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프라보워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방력과 방산무기체계를 갖춘 믿을 만한 방산 협력 파트너일 것"이라면서 "방산 협력 시 한국은 단순히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전,기술협력, 공동생산, 제3국 공동 진출을 통해 호혜적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투기와 잠수함 등 첨단 무기체계의 공동개발과 생산은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청와대 역시 "KF-X공동개발 사업과 관련해 프라보워 장관이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공동개발 사업 성공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단 이날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양측은 KF-X 분담금에 대한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논의에서 분담금 축소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실무선에서의 논의를 통해 세부 사안을 논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 프라보워 장관이 우리의 초청에 응한 것 자체가 긍정적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며 "회담 자체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9일 경남 사천에서 진행되는 KF-X 시제 1호기 출고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시제 1호기는 지상 시험을 거친 뒤 내년 7월 첫 비행에 나선다.

양 장관은 이날 KFX 이외에도 양국 간 국방협력,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역내 안보협력 등을 논의했다. 한-인도네시아 외교·국방(2+2) 전략대화를 연내 국장급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또 지난 2018년 체결한 한-인도네시아 국방협력협정을 근거로 '공동국방협력 위원회(차관급)'를 조속히 출범시켜 양국 간 협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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