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남부럽지 않은 운동화재테크..오프라인 대세된 '신발 매장'

유한빛 기자 2021. 4. 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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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발 시장 규모 5조원 돌파...명품 신발·운동화가 견인
한정판 운동화 되팔아 재테크...나이키 한정판 320만원에 거래
美 오바마 신발도 15일 가로수길에 플래그십스토어 열어

요즘 2030세대들 사이에서 운동화가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편한 옷차림이 대세가 되면서 스니커즈와 운동화가 패션의 주류가 된데다, 한정판 운동화는 신다가 다시 중고로 내놔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화 재테크는 수익률도 남부럽지 않다. 지난해 나이키가 한정판으로 818켤레만 출시한 운동화 ‘피스마이너스원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의 중고거래 가격은 310만~320만원에 형성됐다. 가수 지드래곤(GD)과 협업해 ‘GD포스’란 별명이 붙은 제품으로, 출시가격은 20만원 초반대였다.

그래픽=송윤혜, 프리미엄 스니커즈 편집숍 ‘스니커바’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캐주얼한 옷차림을 선호하면서도 희소성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과 1990년대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신발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여성화와 남성화를 밀어낸 자리를 스니커즈와 운동화가 채우면서, 패션·유통기업들의 상품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백화점에 스니커즈 편집숍(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상점)과 한정판 운동화 전문 리셀숍(resell·재판매)이 입점하는가하면, 해외 신발 브랜드나 편집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기준 3조6721억원이던 국내 신발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1334억원으로, 10년 만에 50% 가까이 성장했다. 성장세가 가파른 제품군은 명품 등 디자이너 브랜드 신발과 운동화류다. 명품 브랜드 신발은 시장 규모가 2배로 늘었고, 스니커즈 등 운동화시장도 50%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여성화·남성화시장은 규모가 20% 넘게 줄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유통업계의 움직임에서 느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강남점과 평촌점 등 5개 지점에 프리미엄 스니커즈 편집숍인 ‘스니커바’를 열었다. 친환경 스니커즈 브랜드인 ‘카리우마’와 협업해 오는 6월 초까지 기간한정 매장으로 운영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최근 미국의 한정판 운동화 전문 리셀숍인 ‘스태디엄 굿즈’를 압구정점 프레드시갈 매장에 숍인숍(매장 안에 입점한 매장) 형태로 입점시켰다.

해외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전(前) 대통령,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의 신발로 유명한 친환경 신발 브랜드인 ‘올버즈’가 오는 15일 서울 가로수길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를 연다. 지난해 8월 한국 공식 온라인몰을 열고 소비자 반응을 살펴본데 이어 오프라인 매장도 열기로 결정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청두와 일본 도쿄에 이은 6번째 매장이다.

패션 브랜드들도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운동화나 스포츠 브랜드들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최근 영국 패션브랜드 비비안웨스트우드는 아식스와, 프랑스 브랜드 메종마르지엘라는 리복과 손잡고 한정판 운동화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메종키츠네도 푸마와 함께 운동화와 의류 제품을 내놨다.

푸마와 메종키츠네가 협업해 만든 ‘로마 스니커즈’. /삼성물산 제공

메종키츠네·푸마 협업 제품 중에서도 신발류의 인기가 가장 많다. 메종키츠네 특유의 여우 얼굴 로고가 그려진 ‘로마 스니커즈’는 일찌감치 품절됐을 정도다. 메종키츠네의 국내 유통을 맡은 삼성물산(028260)의 조성경 MD(상품기획자)는 "메종키츠네·푸마 협업 제품 중 신발류는 2주도 안돼서 판매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면서 "MZ세대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메종키츠네 로고가 디자인된 상품이 특히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이동하는 가운데서도 운동화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리테일총괄 전무는 "신발은 브랜드마다 사이즈가 조금씩 다르고, 신발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잘 맞는 사이즈를 신으려는 니즈(욕구)가 강하다"면서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한만큼 유통업계에서 운동화 등 신발 매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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