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녀 따로따로 '몰표'..4·7보선 젠더 이슈가 갈랐다

박혜연 기자 2021. 4. 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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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의 표심은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부동산 문제와 정권심판론에 가려져 이번 선거판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젠더 이슈'가 20대 유권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민심 지표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0.48%)와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초 페미니스트 후보 타이틀을 내걸었던 신지예 무소속 후보(0.37%), 송명숙 진보당 후보(0.25%) 들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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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출구조사서 남성은 보수, 여성은 진보+젠더 표심
"선거를 왜 치르게 됐나, 본질적 의미를 묻는 표현"
서울 종로구 이화동 예술가의집 울타리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부착돼 있다. 2021.3.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의 표심은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부동산 문제와 정권심판론에 가려져 이번 선거판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젠더 이슈'가 20대 유권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민심 지표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오후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은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반면 20대 이하 여성의 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44.0%로, 오 후보 지지도 40.9%보다 더 높았다.

성별·연령별 집단 가운데 박 후보 지지도가 오 후보 지지도보다 더 높은 집단은 40대 남성을 제외하면 20대 이하 여성 뿐이다. 또 20대 이하 여성 가운데 제3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비율은 15.1%나 됐다. 다른 집단에 비해 '제3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표심이 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성별·연령별 지지도 (KBS 방송화면 캡처)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신진 여성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약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처음으로 공직 선거에 출마한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는 득표율 0.68%, 3만3421표를 얻어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다음으로 4위를 기록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0.48%)와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초 페미니스트 후보 타이틀을 내걸었던 신지예 무소속 후보(0.37%), 송명숙 진보당 후보(0.25%) 들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박영선 후보를 제외한 다른 4명의 여성 후보들이 얻은 표는 모두 8만7360표로 득표율로 치면 1.78%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성인지 감수성, 젠더 감수성이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 20대, 특히 여성들"이라며 "애초에 이 선거를 왜 치르게 됐는지에 대한 반성이 있었어야 했다. 나중에 선거전이 부동산, 생태탕으로 흘러가니까 후보들도 젠더 이슈에 별로 비중을 안 뒀는데 이 세대는 그런 선거 캠페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그 전에 안희정 사건도 있었고 그 많은 미투를 겪고 나서도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기존 한국사회에 대해 항의하는 표를 던지는 게 필요하고 더 우선적이라고 느낀 20대 여성들이 많았던 것"이라며 "이번 선거의 본질적 의미, 왜 하게 됐는지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여야 구도 외에도 다른 대안에 관심을 갖자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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