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롭게 퇴진하는 김종인.."국민의힘, 아직 부족한것 투성이"
김 위원장은 8일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 표 차이로 서울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고 현정권과 위정자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할 당시를 언급하며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양당체제를 기둥으로 한다. 그러나 21대 총선 결과 그러한 균형추가 심각하게 흔들린 상황에 처하자 민주주의 위기를 수습하란 소임을 받아 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물러나는 것은 취임 당시의 약속이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때 제가 약속했던 건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을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국민 여러분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선을 승리함으로서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당을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투성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과 원로들이 안 대표 편에 섰던 것을 꼬집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라면서 "지난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보앗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거에 더해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거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국민은 이런 정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떠나는 김 위원장은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면서 "새로운 정권을 감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 철저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국민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하면서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같이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한 힘을 믿는다"고 말을 맺었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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