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철저한 설경구, 좋은 후배로 인정받고 싶었죠" [인터뷰]
[스포츠경향]
배우 변요한이 4년 여 스크린 휴식기를 깨고 돌아왔다.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서 청년 어부 ‘창대’로 분해 설경구와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설경구 선배는 현장에서도 대본을 안 봐요. 이미 다 외웠으니까요. 그런 걸 보니 후배로선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지더라고요. 피해를 끼치면 안 되잖아요. 좋은 후배로 인정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긴 대사도 대부분 한, 두번 정도 밖에 안 찍었어요. 일할 땐 화끈하게, 그 외엔 웃으면서 어울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제가 해내야 하는 몫이자 숙제였죠.”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변요한은 꽤 여유로워졌다. ‘하루’(2017)로 만났을 당시엔 긴장감에 귀까지 빨개지던 그가 이젠 아니었다.
“연기하면서 저도 많이 변했어요. 더이상 소극적이지 않죠. 머쓱하긴 해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해요. 제가 ‘자산어보’ 홍보 요정 아닙니까. 하하.”
■“캐스팅 이유? 설경구가 추천했다고”
그의 출연은 설경구로부터 시작됐다. 2013년 ‘감시자들’을 함께 출연했지만 마주친 적은 없었던 터라 의외였다고.
“그저 크레딧에 이름이 같이 올라간 인연 뿐이었는데, 그 이후부터 설경구 선배가 절 주시하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추천해준 것 같아요. 이번 작품으로 함께 카메라 앞에서 숨을 쉬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설경구 뿐만 아니라 이준익 감독, 이정은 등 충무로 선배들과 호흡한 건 그에게 큰 자극이었다.
“같이 생활하면서 ‘따뜻하고 멋지다. 솔직하다’라고 감탄한 적이 정말 많았어요. ‘내게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얘기해도 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제가 그 나이가 되면 선배들의 노하우를 체득하고 싶어요.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거든요. 이것도 제겐 숙제죠.”
배우로서 내면의 변화도 생겼다.
“촬영하면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어요. 조금 서툴고 삐걱거려도 마음을 다해서 연기하고 싶었거든요. 카메라 앞에선 거짓말하기 싫었어요. 그랬더니 제가 나와도 전혀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완벽하지 않아서 좋았죠. 완벽하다는 건 제 표정 하나하나 다 계산했다는 건데, 그게 아니라서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롱런하고 싶어요”
그는 스스로를 ‘느린 사람’이라고 일컬었다. 걸음마도 늦었고, 한글도 늦게 깨우쳤으며, 연기 출발점까지 늦었단다.
“모든 게 다 느려요. 심지어 말도 느리죠. 하하. 10대, 20대를 거쳐서 30대가 되면서 이제야 세상이 뭔지 조금을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무엇을 위해 연기해야하는지도요.”
그가 꿈꾸는 건 ‘영감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미래에 저만큼 성장하할 어린 아이들에게 문화적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리보다 더 잘 살 수 있게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은 제 욕심이 연기를 하게끔 하는 원동력인가봐요.”
촬영을 위해 흑산도에서 지내온 몇달은 그를 조금 더 크게 했다.
“가치관이 더 개방적으로 변했어요. 앞을 보면 바다고 뒤를 보면 산이고 위를 보면 엄청 큰 별들이 반짝이는데, 이 곳에 서있는 것에 자부심이 느껴지더라고요. 좋은 어른들을 만나서 좋은 지식을 체득했고, 더 열심히 살아서 그릇을 더 넓히고 싶어졌어요. 과하거나 덜하지 않게, 연기를 풍요롭게 만들고 싶어졌고요.”
자신을 둘러싼 벽을 하나하나 허물어가면서 성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건 그가 가진 ‘목표’와도 비슷했다.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롱런하고 싶어요. 물론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선배들을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되기 위해선 필요한 배우가 되어야겠죠? 갈 수 있는 데까진 가보려고요.”
앞으로도 쉬운 길은 택하지 않을 거라고도 덧붙였다.
“늘 그래왔어요. 부모의 영향인 것 같은데, 쉬운 길로 가면 재미없더라고요. 요령을 피우면 쉽게 갈 수 있겠지만, 연기를 할 땐 좀 어려운 길로 가야 더 나은 것 같아요. 이유요? 어려운 길로 가면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야겠지만 지금 제 나이에 가야 나중에도 안 다칠 것 같으니까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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