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거 패배 후폭풍에 쇄신 불가피..대선 경선도 영향 받나

한재준 기자 2021. 4. 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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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새 지도부 구성 힘 실리지만.."후폭풍 커지면 다른 고민해야"
전대 미뤄질 경우 경선 일정도 차질..이재명측은 경선 연기 반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 후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1.4.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174석의 거여(巨與)가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했다. 불과 1년 전 총선에서 서울 지역구 의석을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선 25개구에서 단 한 곳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차기 대선을 11개월 앞둔 상황에서 민심 이반이 확연하게 드러난 것이다.

당내 쇄신론이 불거지면서 오는 5월 새 지도부 구성 이후 대선 경선을 진행한다는 민주당의 계획도 어느 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등 여권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대될 경우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선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총 279만8788표(득표율 57.50%)를 얻어 190만7336표(득표율 39.18%)를 얻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89만1452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부산시장 보선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96만1576표(득표율 62.67%)를 얻어 52만8135표(득표율 34.42%)를 얻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43만3441표 차이로 압도하고 당선됐다.

서울 25개구, 부산 16개구에서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개표 진행 과정에서 패배가 확실시되자 지도부 총사퇴론이 고개를 들었다. 전날(7일)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같은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가 총사퇴할 경우 5월 중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실시한 뒤 5월9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안이 하나의 시나리오로 거론되지만, 지도부 공백 상황에 대한 우려로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 직무대행만 사퇴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직무대행이 물러나더라도 원내대표 선거 후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게 당내 다수 여론이다.

하지만 4·7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 이반의 후폭풍이 커질 경우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비상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부 출신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일단 전당대회는 3명(송영길·홍영표·우원식)의 후보가 나와 있어서 일정대로 할 것으로 보이지만 재보선 후폭풍의 크기가 어떠냐에 따라서 방침을 달리 해야 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레임덕부터 시작해서 후폭풍이 커지면 다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당대회까지 당을 운영하거나 전당대회 이후에라도 대선 준비에 비상등이 켜지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대선 경선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는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당 쇄신을 먼저 한 뒤 후보를 확정하자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이 11월 초 후보를 확정하는 만큼 일정을 비슷하게 잡아 대결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헌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9월 초까지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권의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경선 연기에 부정적이다. 당이 어려워진 만큼 빨리 후보를 확정해 후보 중심으로 당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이번 선거도 사실은 우리가 원칙을 안 지킨 것이다. 당헌을 바꿔 후보 공천을 했다"며 "그런식으로 경선을 연기하면 당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지사의 경쟁 후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경선 연기에 대한 당내 여론이 강할 경우 경선 연기에 이 지사가 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패배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의 입지가 좁아졌을 뿐만 아니라 등판을 준비해 오던 정세균 국무총리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 속에서 총리직을 던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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