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객층 확인한 '롤' 콘서트

장병호 2021. 4.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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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 이런 광경은 처음이네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기존 공연장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은 엄숙한 공연장이 아닌 페스티벌의 장이었다.

이번 공연은 국내 대표 공공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이 게임을 소재로 처음 기획한 공연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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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첫 게임 기획 공연
3500명 관객 찾아 성공적 개최
男 관객 비중 60%, 20대 관객 많아
엄숙한 공연장 벗어나 축제의 장 마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장에서 이런 광경은 처음이네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기존 공연장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를 테마로 한 게임 콘서트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디 오케스트라’를 보기 위해 평소 공연장을 찾지 않던 게임 마니아들이 대거 이곳을 찾았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디 오케스트라’ 공연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이날 세종문화회관은 엄숙한 공연장이 아닌 페스티벌의 장이었다. 대극장 바깥에 설치된 대형 게임 캐릭터 인형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가 하면, 로비는 게임 속 캐릭터의 코스프레를 한 관객들로 게임 축제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정반 굿즈를 사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도 있었다.

기존 공연과는 또 다른 관객층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공연계 관계자는 “완전히 다른 관객 시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무척 놀랐다”며 “게임은 공연과는 무관한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도 깨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국내 대표 공공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이 게임을 소재로 처음 기획한 공연으로 화제가 됐다.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매달 1억명 이상이 즐기고 있는 인기 게음 ‘리그 오브 레전드’를 테마로 한 게임 콘서트를 기획했다. 연주는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이 맡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진행한 공연의 유료 관객 수는 3511명. 공연장 내 방역지침에 따라 ‘동반자 외 거리두기’를 적용해 객석을 운영해 전석 매진을 기록한 수치다. 기존 뮤지컬·연극 관객은 여성 관객의 비중이 80%에 달하는 반면, 이번 공연은 남성 관객이 60%를 차지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연령대에서도 20대가 65%로 기존 뮤지컬·연극(4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 공연장에서는 10~20대 남자 관객은 물론 남녀 커플 관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디 오케스트라’에서 시도한 인터랙티브 사이트(사진=인터넷 화면 캡처)
이번 공연은 게임을 소재로 한 만큼 공연장 안에서도 관객과 무대가 직접 소통하는 이색적인 시도도 함께 선보였다. 관객이 QR코드를 이용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 이모티콘 또는 게임 캐릭터 등을 선택하면 무대 양옆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 ‘인터렉티브 미디어 월’에 표시가 되도록 한 것이다. 객석에 앉아 꼼짝 않고 공연을 보는 이른바 ‘시체 관극’과는 전혀 다른 공연 관람 분위기였다.

공연계는 이번 기획과 시도가 흥미로웠다는 반응이다. 3일 공연을 관람한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세종문화회관에서 KBS 교향악단이 게임 음악 공연을 한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라며 “게임을 소재로 했다고 마냥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연의 한계를 돌파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연계 안에서도 게임을 일종의 메시지로 전달하거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공연시장의 확장은 물론, 예술계의 새로운 표현 수단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게임과 공연의 협업 시도는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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