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탄소중립과 나이 든 나무 베기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1. 4. 8.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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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상식'이라는 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곤 한다.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은 나무를 심어야 하고, 나무를 베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나무를 베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모두가 머뭇거린다.

나이 든 나무를 베어내고, 젊은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 흡수를 촉진하고 에너지원으로서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것이 2021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지만 머뭇거리면서 시간만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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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상식'이라는 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곤 한다. 아껴야 잘산다는 말은 대부분 진리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 모두가 소비를 줄이고 아껴쓴다면 경제는 침체와 디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상황에 맞춰 태도와 자세를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오랫동안 형성된 습관은 막상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도 쉽게 바꿀 수 없다.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은 나무를 심어야 하고, 나무를 베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해왔다. 1960년대부터 진행된 산림녹화 정책은 강력한 행정력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붉은 산'으로 대표되는 민둥산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기억은 이제 소멸됐다. 전국 어느 산을 가더라도 빽빽이 들어찬 숲이 기다리고 있으며, 건조한 시기에 발생하는 산불은 국민 모두를 안타깝게 한다.
 
과거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낙엽을 긁어온 탓에 토양이 척박해졌고,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고 많은 햇살을 필요로 하는 소나무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무가 됐다. 하지만 이제 낙엽을 긁는 일은 사라졌고 산림의 토양이 기름지고 풍부해지면서 참나무류를 비롯한 활엽수가 주력으로 자리잡았다. 소나무보다 더 빠르게 자라는 나무들이 소나무를 뒤덮으면서 소나무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체감하지 못하는 사이에 산림의 모습은 느리지만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
 
빽빽이 들어찬 숲은 우리의 노력을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존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작 필요한 변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산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나무도 사람과 같이 어리고 젊을 때 더 활동적이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식욕도 줄어드는 것처럼 나무들도 일정 시기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감소한다.
 
나무의 나이는 10년 단위 '영급'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3영급에 이르면 가장 활발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4영급에 이르면 흡수량이 줄어든다. 우리나라 전체 산림 633만㏊(헥타르) 가운데 70%는 이제 4영급에 접어들었다. 산림이 온실가스를 더 많이 흡수하도록 하려면 오래된 나무들을 베어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지만 나무를 베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모두가 머뭇거린다. 이 와중에 산에는 낙엽과 가지가 더 많이 쌓이며, 이는 인화물질 역할을 함으로써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가 산에 나무를 심고 보호해온 것은 생태계를 보호하는 목적도 있지만 홍수와 산사태를 예방하고자 하는 인간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산림녹화라는 목적을 달성한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산림이 변화한 환경에 맞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나이 든 나무를 베어내고, 젊은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 흡수를 촉진하고 에너지원으로서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것이 2021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지만 머뭇거리면서 시간만 흘려보낸다.
 
무조건적인 산림보호의 관점에서 벗어나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숲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고정관념과 죄책감에서 벗어나 나무를 베고 숲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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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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