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승리' 안철수, 대권 발판 마련 [4·7 재보선]
국민의힘서 입지 쌓을 명분 확보
안착 성공 땐 윤석열과 양강 형성
양당 '합당' 여부 초미의 관심사
[경향신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확실해지면서 그와 단일화 레이스를 펼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절반의 승리’를 거두게 됐다. 단일화 경선에서는 패했지만 적극적인 지원 유세로 국민의힘과 합당할 때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동시에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오 후보의 유세 일정에 ‘개근 도장’을 찍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지난 1일 부산도 찾았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과 경기도의원 후보 지원 유세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 측과 적잖게 갈등했던 국민의힘 내에서도 “안 대표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울 줄은 몰랐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두고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안 대표는 자기 선거처럼 오 후보를 도우면서 국민의힘 울타리 안에서 입지를 쌓을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안 대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안 대표가 적극적으로 뛰어준 덕분에 안 대표 지지층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넉넉한 승리까지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안 대표는 단일화 결과와 관계없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당장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당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5월 말~6월 초로 전망되는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안 대표가 곧장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안 대표는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안착에 성공한다면 야권 내 양강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 대표의 대권 도전 기회 또한 아직 충분하다는 관측이 많다. 다만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으로 자신의 ‘중도’ 이미지를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가 오 후보와 약속한 ‘서울시 공동운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는 당면한 또 다른 과제다. 두 사람 간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부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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