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승리 1등 공신은 '앙숙' 두 사람..김종인 끌고 안철수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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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그때마다 김 위원장은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3월2일), "우리 당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2월7일)라고 하는 등 중심을 잡기 위해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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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로서 당의 후보가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고,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승복한 이후 자신의 선거처럼 유세장을 누볐다.
'수훈갑'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두 명 모두 이번 재보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두 사람이 10년 전부터 틀어진 인연으로 현재까지 불편한 관계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의 역할에 충실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전 안 대표가 차기 서울시장 지지율 1위를 달릴 때도 국민의힘을 강타한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는데 진력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그때마다 김 위원장은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3월2일), "우리 당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2월7일)라고 하는 등 중심을 잡기 위해 애를 썼다.
오 후보와 안 대표의 후보 단일화 이후에는 안 대표에 대한 공세를 멈추고 보선 승리를 위해 전국을 누볐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과 호남 출신 서울 유권자의 민심 잡기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뒤에는 하루 2~3곳의 지역을 방문하면서 오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오 후보의 영등포구 유세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이 열린 평택을 방문했고, 다시 서울 금천구 유세에 참여했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지지율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은 것이 야권 후보 단일화 승리,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비록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해 오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내줬지만, 안 대표도 오 후보의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가장 큰 공은 야권 주요 주자 중 가장 먼저 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선 판도를 뒤흔들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보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12월20일을 전후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20% 안팎에 불과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대체로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약 10%~15%p 정도 높았다.
여당에 비해 낮은 지지율 때문에 야당 인사들은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이었지만, 안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면서 여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야당 인사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 간 야권 후보 단일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관심은 야권에 집중됐고, 국민의힘 후보들과 안 대표와의 경쟁·갈등이 부각되면서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중도층 확장력을 가진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 간 경쟁이 없었다면 유리한 선거구도를 확보하고 중도층 민심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 오 후보와 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뒤 선거운동 기간 중 적극적인 지원유세를 펼치며 마지막까지 오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안 대표에 대해 "내가 우려한 대로 결국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불쏘시개 소모품이 되고 말했다"고 깎아내렸지만, 정치권에선 이번 재보선을 거치며 안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이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향후 국민의힘·국민의당의 합당 논의,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안 대표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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