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승리 1등 공신은 '앙숙' 두 사람..김종인 끌고 안철수 밀고

이호승 기자 2021. 4. 8. 00: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그때마다 김 위원장은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3월2일), "우리 당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2월7일)라고 하는 등 중심을 잡기 위해 애를 썼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로서 당의 후보가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고,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승복한 이후 자신의 선거처럼 유세장을 누볐다.

'수훈갑'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두 명 모두 이번 재보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두 사람이 10년 전부터 틀어진 인연으로 현재까지 불편한 관계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의 역할에 충실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전 안 대표가 차기 서울시장 지지율 1위를 달릴 때도 국민의힘을 강타한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는데 진력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그때마다 김 위원장은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3월2일), "우리 당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2월7일)라고 하는 등 중심을 잡기 위해 애를 썼다.

오 후보와 안 대표의 후보 단일화 이후에는 안 대표에 대한 공세를 멈추고 보선 승리를 위해 전국을 누볐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과 호남 출신 서울 유권자의 민심 잡기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뒤에는 하루 2~3곳의 지역을 방문하면서 오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오 후보의 영등포구 유세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이 열린 평택을 방문했고, 다시 서울 금천구 유세에 참여했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지지율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은 것이 야권 후보 단일화 승리,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4·7 재보궐 선거일인 7일 서울 종로구 하비에르국제학교에 마련된 평창3투표소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2021.4.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비록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해 오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내줬지만, 안 대표도 오 후보의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가장 큰 공은 야권 주요 주자 중 가장 먼저 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선 판도를 뒤흔들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보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12월20일을 전후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20% 안팎에 불과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대체로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약 10%~15%p 정도 높았다.

여당에 비해 낮은 지지율 때문에 야당 인사들은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이었지만, 안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면서 여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야당 인사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 간 야권 후보 단일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관심은 야권에 집중됐고, 국민의힘 후보들과 안 대표와의 경쟁·갈등이 부각되면서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중도층 확장력을 가진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 간 경쟁이 없었다면 유리한 선거구도를 확보하고 중도층 민심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 오 후보와 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뒤 선거운동 기간 중 적극적인 지원유세를 펼치며 마지막까지 오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안 대표에 대해 "내가 우려한 대로 결국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불쏘시개 소모품이 되고 말했다"고 깎아내렸지만, 정치권에선 이번 재보선을 거치며 안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이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향후 국민의힘·국민의당의 합당 논의,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안 대표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인근 한강공원에서 유세를 갖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4.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yos54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