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이끈 '선거청부사' 김종인, 마지막 매직은 윤석열?

2021. 4. 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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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세훈·부산 박형준 당선 확실시..'압승'
김종인, 8일 퇴임..비대위원장 취임 10개월만
내년 대선 '역할론'..윤석열과 손잡을지 '촉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발표를 지켜보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범야권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보수야당 ‘심폐소생술’도 성공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김 위원장은 4·7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오는 8일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회견을 끝으로 국민의힘을 떠난다. 지난해 6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위원장은 퇴임 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야권의 대선후보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경우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7일 오후 8시 여의도 소재 당사에서 오 후보와 함께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본 후 “출구조사만으로 결과를 말하기 그렇지만, 출구조사 수치를 보면 민심이 폭발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쪼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고 최종적으로 말하겠지만 아무튼 서울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부산 시민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부산은 서울보다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 같은데 이것이 오늘날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시 아닌가 생각한다”며 “서울, 부산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59.0%를 얻으며 37.7%를 기록한 박 후보를 21.3%포인트 격차로 앞선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기뻐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으며 안도하는 오 후보의 손을 잡으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크게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기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번 선거의 압도적 승리로 김 위원장은 독보적인 ‘선거청부사’, ‘구원투수’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하게 됐다.

과거 김 위원장은 2011년 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해 ‘경제민주화’ 논의를 주도하며 19대 총선과 2012년 대선 승리를 견인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합류,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4·15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끌었으나 통합당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합류시점이 늦은데다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 등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오히려 김 위원장이 총선 패배 후 10개월 동안 ‘광주 무릎사과’ 등을 통해 ‘비호감’ 낙인이 찍힌 국민의힘을 혁신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퇴임으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새로운 당 대표가 뽑힐 때까지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행을 맡는다. 국민의힘은 오는 6월 전당대회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 본인은 손사래를 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계속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 위원장이 당의 혁신과 중도 확장을 통해 4·7 재보궐선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만큼 좀 더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다.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김 위원장의 ‘밀당’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경선을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

여야 대선주자들이 야인이 된 김 위원장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앞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을 두고 수차례 ‘별의 순간’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 자신이 경제전문가인 만큼 윤 전 총장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정치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김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만남이 국민의힘 울타리 안에서 이뤄질지, 당 밖에서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이날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차기 대선 ‘역할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그와 같은 것에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며 “(재보궐)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처음 이야기한대로 이번 선거가 끝나면 정치권에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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